프로축구 K리그1 대구FC가 폭우를 뚫고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대구는 30일(한국시간) 태국 부리람 스타디움에서 열린 라이언시티(싱가포르)와의 대회 조별리그 F조 최종 6차전에서 2-1 역전승했다.
전반 26분 라이언시티 송의영에게 선제골을 내준 대구는 후반 9분 이근호의 동점골과 후반 36분 제카의 페널티킥 역전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승점 13(4승1무1패)이 된 대구는 우라와 레즈(일본 승점 13)와 동률을 이뤘으나, 맞대결 전적에서 앞서며 조 1위로 16강 직행 티켓을 따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6강 진출이다.
이번 ACL 조별리그는 각 조 1위가 16강에 직행하고, 동아시아 그룹 각 조 2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3팀이 16강에 합류한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라이언시티는 조 3위(승점 7)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로써 K리그에선 전북 현대와 대구가 16강에 진출했고, 울산 현대와 전남 드래곤즈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대구는 전반 26분 한국 출신 송의영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오른발 중거리 슛이 대구 골문 구석을 갈랐다. 지난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대구의 골망을 흔들었던 송의영은 또 한 번 대구를 상대로 득점에 성공했다.
반격에 나선 대구는 후반 9분 홍철의 크로스를 쇄도하던 이근호가 머리로 밀어 넣으며 동점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후반 중반쯤 폭우가 내리면서 그라운드가 물에 잠겨 공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자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축구에서 기상 상황으로 경기가 중단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2021년 6월29일 태국 탄야부리의 빠툼 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울산 현대와 빠툼 유나이티드(태국)의 2021 ACL 조별리그 F조 2차전이 폭우로 40분가량 중단됐다가 재개된 적은 있다.
그때도 코로나19 여파로 중립 지역에 모여 조별리그가 열렸고, 태국 현지의 기습적인 폭우에 경기가 멈췄었다.
당시 울산의 수비수로 뛰었던 홍철은 올해 대구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출전한 ACL에서 또 한 번 폭우로 경기가 중단되는 경험을 하게 됐다.
약 1시간 뒤에야 재개된 경기에서 대구가 승기를 잡았다.
후반 35분 김진혁이 상대 수비수 아들리와의 경합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제카가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성공했다.
대구는 남은 시간 리드를 끝까지 잘 지키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울산은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의 술탄 이브라힘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과의 조별리그 I조 최종 6차전에서 1-2로 져 16강이 좌절됐다. 승점 10(3승1무2패)에 머문 울산은 조호르(승점 13),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승점 11)에 밀려 조 3위에 그쳤다. 2020년 우승 이후 2년 만에 아시아 왕좌 탈환을 노렸던 울산의 조별리그 탈락은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울산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가와사키와 1-1로 비긴 뒤 2차전에서 조호르에 1-2로 지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후 3연승을 달리며 16강 불씨를 살리는 듯했으나, 최종전에서 조호르에 또 패하면서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특히 말레이시아 클럽인 조호르에만 2패를 당하는 등 자존심을 구겼다.
울산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조호르의 레안드로 벨라스퀘스에게 왼발 프리킥 선제골을 내줬다. 하지만 1분 만에 아마노 준이 강력한 왼발 슛으로 동점골을 터트려 빠르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이후 추가골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조호르는 전반 25분 울산 골망을 갈랐으나,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취소됐다.
다급해진 울산은 후반 10분 이청용, 엄원상, 박용우를 동시에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어 후반 28분엔 마크 코스타까지 내보내며 공격의 고삐를 더욱 당겼다. 경기 막판 양 팀이 한 차례씩 골대를 강타한 가운데 승리의 여신은 조호르의 손을 들어줬다. 후반 종료 직전 조현우 골키퍼가 쳐낸 공이 조호르의 아리프 아이만에게 떨어졌고, 이어진 크로스를 박용우가 걷어내는 과정에서 자책골이 나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