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10월 가능한 모든 대출을 끌어모아 서울 성북구에 내 집을 마련한 박모(37)씨는 "금리가 올라도 너무 많이 올라 이자 감당하기도 벅차다"며 이같이 말했다.
새해 들어 시중은행 대출금리 상단이 8%를 돌파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대출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영끌족들의 비명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새해부터 금리가 오르면서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한 영끌족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부담해야 할 이자는 갈수록 커지는데,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사실상 거래가 끊기면서 처분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올해 첫 영업일인 전날 기준 5.27~8.12%를 나타냈다. 금리 상단이 지난해 말 7% 후반대에서 올해 8%를 넘었다. 지난해 첫 영업일인 1월3일 당시 3.57~5.07%였던 것에 비해 1년 만에 금리 상단이 3.05%p 상승했다.
예를 들어 5억원의 변동형 주담대를 30년 만기·원리금 균등상환으로 받았을 경우 금리가 5%에서 8.12%로 오르면, 매월 은행에 내는 원리금은 약 268만원에서 약 371만원으로 오른다. 한 달 이자가 100만원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3.25%로 1년 동안 2%p 상승했다. 미국은 지난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로 0.5%p 올렸다. 이에 따라 한국과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25%p로 확대됐다. 이는 지난 2000년 10월(1.25%p) 이후 22년여 만의 최대 폭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3일 통화 정책 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25%에서 3.5%로 0.25%p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일반 가구 중 주택소유 가구는 1206만3000가구로, 1년 전(1173만 가구)보다 2.8%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일반 가구의 전국 평균 주택 소유율은 56.2%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증가했다. 집이 없는 무주택 가구는 938만6000가구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던 집값을 감안하면 지난해 주택을 구입한 사람은 부동산 고점에서 집을 마련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집값 급등 시기에 이른바 '패닉바잉'(공황구매)으로 집을 샀다가 대출 이자가 상승하면서 갈수록 이자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올해 상반기에도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이자 부담을 느낀 2030 젊은 영끌족들의 매출 출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