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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쓴 가장 오래된 편지 보물됐다..
문화

한글로 쓴 가장 오래된 편지 보물됐다

일간경북신문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3/03/09 17:09 수정 2023.03.09 17:09
‘나신걸’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조선 실생활 쓰인 사실 확인

문화재청은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한글편지 '나신걸 한글편지(羅臣傑 한글便紙)'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고 9일 밝혔다.
편지 제작시기는 내용 중 1470~1498년 동안 쓰인 함경도 옛 지명 '영안도(永安道)'라는 말이 보이는 점, 나신걸이 함경도에서 군관 생활을 한 시기가 1490년대라는 점 등으로 이때 작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편지는 아래, 위, 좌우로 빼곡히 채워 썼다. 주 내용은 어머니와 자녀들에 대한 그리움, 조선 시대 무관의 공식의복 철릭 등 필요한 의복을 보내주고, 농사일을 잘 챙기며 소소한 가정사를 살펴봐 달라는 부탁이다.
이 편지는 1490년대에 쓰여져 1446년 훈민정음이 반포된 지 45년이 지난 시점에 한양에서 멀리 떨어진 변방과 하급관리에게까지 한글이 널리 보급됐던 실상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조선 시대에 한글이 여성 중심의 글이었다는 인식과 달리, 하급 무관 나신걸이 유려하고 막힘없이 쓴 것을 보면, 조선 초기부터 남성들도 한글을 익숙하게 사용했음을 보여 준다.
나신걸(1461~1524)은 조상 대대로 무관직을 역임한 집안 출신으로 이 편지를 썼을 당시인 1490년대 함경도에서 하급 군관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2011년 대전시 유성구 금고동에 있던 그의 부인 신창맹씨의 묘에서 발견된 유물은 한글편지를 포함해 유물 13점과 저고리, 바지 등 의복 28점 등 41점에 달한다.
그중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나신걸 한글편지'는 나신걸이 아내에게 한글로 써서 보낸 편지 2장이다. 신창맹씨 묘 발굴 당시 피장자 머리맡에서 여러 번 접힌 채 발견됐다. 기존에 조선 시대 관청에서 간행된 문헌만으로 한글이 대중에 어느 정도까지 보급됐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 편지의 발견으로 한글이 조선 백성들의 실생활에서 널리 쓰인 사실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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