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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둘째는 없다”… 첫째아 비중 63% 사상 최고..
사회

“둘째는 없다”… 첫째아 비중 63% 사상 최고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3/03/26 17:18 수정 2023.03.26 17:26
둘째아 16.7%↓ 셋째아 이상 20.9% ↓ 급감
2022년 출생·사망 통계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출생아 중 첫째아인 경우가 늘면서 첫째아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6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이를 둘 이상 낳는 가구를 점차 찾기 힘들어진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저출생 심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통계청의 '2022년 출생·사망 통계(잠정)'에 따르면 작년에 태어난 아이 중 첫째아는 15만6천명으로 전체 출생아(24만9천명) 가운데 62.7%를 차지했다. 출산 순위별 통계 작성이 시작된 년 이후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종전 최고치였던 2021년 56.8%를 웃돌며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지난해 출생아 중 첫째아는 2021년(14만8천명)보다 5.5%(8천명) 늘었다. 2015년에 1.4%(3천명) 증가한 이후 7년 만의 반등이다.
코로나19 등으로 미뤄왔던 출산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둘째아는 2021년 9만1천명에서 2022년 7만6천명으로 16.7%(1만5천명), 셋째아 이상은 2만1천명에서 1만7천명으로 20.9%(4천명) 각각 급감했다.
지난해 전체 출생아는 전년보다 4.4%(1만2천명) 줄었는데, 아이를 둘 이상 낳지 않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전체 출생아 중 둘째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35%에서 30.5%로, 셋째아 이상은 8.2%에서 6.8%로 줄었다.
첫째아 비중은 2011년부터 12년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둘째아 비중은 2015년부터, 셋째아 이상은 2018년부터 꾸준히 하락세다.
자녀를 2명 이상 낳지 않는 배경에는 출산 시기가 점점 늦어지는 점, 육아에 대한 경제적 부담 등이 꼽힌다.
2021년 기준 여성이 첫째아를 낳는 연령은 평균 32.6세로 1년 전보다 0.3세 늘었다. 1993년(26.2세) 이후 매년 높아지고 있다.
첫째아를 낳는 시기가 늦어질수록 둘째아 이상을 낳기는 어려워진다.
지난해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미혼 자녀가 2명 이상인 다자녀 가구의 소득 대비 소비 지출의 비중은 월평균 60.4%로 미혼 자녀가 1명인 가구(51.5%)보다 컸다. 자녀가 많을수록 지출 부담이 컸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신윤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결혼하면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관념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육아에 따른) 여러 비용이 드는 데다 노후의 불안정 등으로 자녀를 한 명 낳는 데서 멈추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 결과 18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 중 자녀가 1명인 가구의 비중이 2016년 38.8%에서 2021년 40.9%로 늘어나는 동안, 2자녀인 가구의 비중은 50.7%에서 48.9%로 절반 이하로 내려가는 등 다자녀 가구가 점점 감소하는 추세다.
결혼 후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인식이 줄면서, 저출생 경향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중 결혼 후 자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은 65.3%로 2018년보다 4.3%포인트 하락했다.
13∼19세가 41.1%, 20대가 44.0%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이러한 인식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20~30대 직장인 절반 가까이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남녀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45.2%가 이같이 답했다고 이날 밝혔다.
성별로는 남성(41.6%)보다 여성(49.9%)이 육아휴직에 제약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출산휴가를 마음대로 쓰지 못한다고 답한 직장인은 39.6%였고, 가족돌봄휴가 역시 응답자의 53%가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돌봄휴가는 자녀와 조부모·부모·배우자 등을 돌보기 위해 쓰는 휴가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1년에 열흘까지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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