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성향, 중도보수 26%→
보수·중도 23→중도진보 14→진보 8%
제106주년 삼일절 서울 도심과 전국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대규모로 열렸다.
진영 간 힘겨루기를 펼친 셈이다.
지난해 우리 국민이 체감한 ‘사회갈등’은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국민은 보수와 진보의 이념적 대립을 가장 심각한 갈등으로 꼽았다. 갈수록 극단으로 치닫는 정치 문화가 갈등을 부추기고 사회 통합을 저해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9월 19∼75세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회통합 실태조사’에서 우리 사회 갈등 정도는 4점 만점에 3.04점으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문항을 조사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사회갈등 지수는 2019년 2.90점 이후, 2020년 2.89점→2022년 2.85점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2023년 2.93점에 이어 지난해 3.04점으로 2년 연속 상승했다. 특히, 국민이 느끼는 가장 심각한 갈등은 ‘진보와 보수의 이념적 갈등’으로 4점 만점에 3.52점으로 조사됐다.
해당 조사가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12·3 비상계엄 이전인 지난해 6∼9월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국민은 계엄 이전부터 여러 사회갈등 중 보수·진보 간 갈등을 가장 심각하게 본 것이다.
다음으로 수도권과 지방의 지역 갈등 3.06점, 정규직과 비정규직 갈등 3.01점, 노사 갈등 2.97점 순이었다.
그간 논란의 쟁점이 됐던, 젠더 갈등(2.60점)과 내국인·이주민의 갈등(2.65점) 등은 갈등 체감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두고 낡은 정치 제도와 포퓰리즘에 빠진 정치가 사회 갈등을 심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좌파 포퓰리즘이 우파 포퓰리즘으로 옮겨붙으면서 좌우 모두 극단의 목소리에 기댄 정치만 하고 있다”며 “정치적 양극화가 중도의 목소리를 배제하면서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 이념은 정치적 활동과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기본적인 신념과 가치 체계를 의미한다. 또 정치적 갈등과 협력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이며, 대표적인 정치 이념으로는 보수와 진보가 있다. 이 둘의 정치 이념은 인간의 권리, 경제적 체제, 국가의 역할 등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일반적인 보수는 현 사회체제에서 변화를 최소한으로 하여 안정성을 우선시하며, 기존 사회에서 근본으로 여기는 기본적인 틀 내에서 점진적인 개혁과 변화를 허용하는 것을 추구한다.
진보는 기존의 정치, 경제, 사회체제에 대항하면서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며,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접근 방식을 선호한다.
정치 이념을 두고 우리 국민 절반가량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보수 또는 중도보수라고 생각했다.
고성국TV 의뢰로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3월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어디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 중도보수라고 답한 응답자가 2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자신이 보수라는 응답자는 23%로, 여권을 지지하는 보수층은 48%로 절반에 근접했다.
반면, 진보라고 답한 응답자는 8%, 중도진보는 14%로, 야권의 핵심 기반인 진보층은 22%였다.
그러나 매번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로 자리매김한 중도층의 경우 23%로 두 번째로 많았다.
중도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사회적 안정과 발전을 동시에 고려하며 상황에 따라 보수나 진보적인 정책을 선택할 수 있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을 중시한다. 하지만 중도는 어떤 이념을 표방하는지에 대해선 명확하게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은 합리적 중도를 외치며 좌에서 우클릭를 시도하고 있다.
중도층만 따로 때서 살펴보면 30대에서 36%로 가장 많았다. 18~29세는 23%, 40대 24%, 50대 21%, 60대 19%, 70세 이상 18%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자신이 중도라고 답한 의견은 광주/전라가 30%로, 제일 높았다. 서울은 22%, 인천/경기 25%, 대전/세종/충청 24%, 대구/경북 21%, 부산/울산/경남 20%, 강원/제주 14% 순으로 조사됐다.
지지 정당별 중도란 응답자는 민주당 22%, 국민의힘 20%, 조국혁신당 25%, 개혁신당 27%, 진보당/기타 27%, 없음/모름(무당층) 38%였다.
보수는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대선 패배, 2020년 총선 사령탑 황교안의 참패를 겪었다.
당시 패배를 목도했던 보수층에선 중도를 껴안지 않고선 백전백패라는 학습효과를 얻었다 이후 보수는 달라졌다.
이 조사는 무선 RDD를 이용한 ARS조사 방식으로 진행했고, 응답률은 8.3%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