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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여야·선거관리위 ‘채용비리’ 정면 충돌..
정치

여야·선거관리위 ‘채용비리’ 정면 충돌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5/03/06 15:42 수정 2025.03.06 15:42
보은인사 논란 등 “불공정하다” 47.1%

여야는 6일 국회에서 열린 김대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선관위 '채용 비리'와 관련한 현안 질의 개최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선관위를 엄호하면서 선관위 현안 질의 개최를 막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경찰청의 '보은 인사'에 대해서도 현안 질의를 해야 한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선관위가 공정하게 관리되는지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중대한 상황에 대해 여러 차례 긴급 현안 질의를 하자고 요청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조은희 의원은 "민주당이 독립적인 헌법기관인 선관위에서 무수하게 벌어진 각종 특혜 채용에 대해 심각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현안질의를 선관위는 선관위대로 하고, 경찰청과 소방청도 따로 하면 된다"며 "섞어찌개로 물타기를 하지 말자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민주당은 채용 비리 현안질의 필요성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다만 지금의 현안이 선관위 채용 비리만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신을 못 차리고 승진 잔치를 벌이는 경찰에 대해 국민들이 보은 인사, 알 박기 인사라고 비난하고, 소방청도 서열 2위 자리에 용산발 인사, 보은 인사를 한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 자제에 대한 마약 수사도 늦장 수사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한병도 의원은 "민주당은 채용 비리와 관련해 엄격하게 대응하자고 결론을 냈다"며 "민주당이 선관위를 '감싸고 돈다'고 마치 배후가 있는 것처럼 하는 전략적 접근을 중단하라"고 말했다. 특히, 노태악 선관위원장 출석을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이만희(경북·영천/청도) 의원은 "국민들은 선관위의 현대판 음서제도와 불공정함의 극치인 채용 비리에 대해 선관위의 책임 있는 답변을 아마 듣고 싶을 것"이라며 "노 위원장을 불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신정훈 행안위원장은 "오후 2시 선관위 사무총장 출석이 예정돼있다"며 "선관위원장은 국정감사의 경우 출석하는 경우가 있지만, 상임위 현안 질의에 나오는 것은 관례에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이 "이러니까 비호한다고 얘기를 듣는 것"이라고 항의했고, 신 위원장이 "무슨 비호인가. 지금 시비를 걸고 있다"고 맞받았다.
이날 여야 의원들의 격한 설전이 이어지면서 청문회는 시작 45분 만에 파행됐다가 15분 뒤 재개됐다.
이같이 여야가 선관위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을 두고 설전을 벌인 가운데, 선관위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고 있다는 응답이 50%에 채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와, 국민의 신뢰가 상당히 무너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공정(주)이 지난달 31일과 3월 1일 이틀간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천31명을 대상으로 '선관위가 선거관리를 의혹 없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고 있다'는 응답은 49.7%,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고 있지 않다'는 47.1%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가 불공정하고 불투명하다는 응답은 대구·경북(55.8%)과 부산·울산·경남(50.0%)에서 높았으며, 성별로는 남녀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했지만 여성이 조금 더 신뢰하는 것(50.1%)으로 나왔다. 연령별로는 만 60대(47.8, 48.5)와 만 70세 이상(30.4, 56.4)에서 선관위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선관위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평가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은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를 털고 가지 않으면 두고두고 국민분열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선거제도는 게임의 규칙에 관한 것이므로 절대적 신뢰가 생명인데, 이러한 수치는 한국 민주주의 정당성, 국민주권의 온전한 실현에 대한 의구심이 현실로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ARS전화조사로 무선 RDD ARS(100%)로 피조사자를 선정했다. 응답률은 전체 8.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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