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세론’과는 달리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뚜렷한 원톱 없이 팽팽한 기(氣)싸움만 보이는 양상이다.
또한 잠룡으로 불렸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당 안팎에선 '구원투수'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거론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한 권한대행의 대선 후보로서 강점으로 안정감 있게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신뢰가 있다는 점과 호남 출신이라는 점을 꼽고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이번 대선에서 보수 진영이 결집한 상황에서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반감 정서를 끌어올리면 해볼 만한 싸움이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국민의힘이 거는 반전 카드는 반(反)이재명 정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대선은 이재명이냐 아니냐의 대결”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이 전 대표는 지지율보다 비호감도가 더 높았고, 대선 후보 중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엠브레인퍼블릭이 MBC 의뢰로 지난 5~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9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적합하지 않은 정치인’이 이재명이라고 꼽은 응답자가 3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차기 대통령으로 적합한 정치인’을 물은 결과, 이재명이 ‘적합하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30%였다. ‘부적합하다’는 응답이 7%p(포인트) 더 높은 셈이다.
지난 2월 한국갤럽 조사에서의 경우, ‘이 전 대표를 대통령으로 적극 지지한다’가 26%였는데,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가 41%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15%p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이 조사에서의 이 전 대표에 대한 비호감도는 61%였다. 차기 대통령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이 전 대표의 ‘부적합도’는 연령대별 70세 이상에서 55%로 가장 높았고, 40·50대에서도 30%였다.
권역별 이 전 대표의 ‘부적합도’는 서울 38%, 인천/경기 36%, 세종/대전/충청 38%, 강원/제주 35%, 부산/울산/경남 41%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보수의 텃밭인 TK(대구/경북)는 53%가, 진보의 텃밭인 호남(광주/전남)에선 15%가 이 전 대표가 차기 대통령으로 ‘부적합다’고 평가했다.
경북 안동 출신인 이 전 대표가 자신의 지역은 물론, 호남에서도 압도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념 성향별 이 전 대표의 ‘부적합도’는 보수에선 68%, 중도 35%, 부동층 40%, 진보 13%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온라인 웹 조사 형태로 이뤄졌고, 중도층, 무당층의 응답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응답률은 13.4%,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 2.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전 대표에 대한 비호감도가 단시간에 바뀌기 힘들다는 점에서 이번 대선에서도 이 전 대표는 47~48%가 득표 한계일 가능성이 높다.
만약에 이번 대선도 이 전 대표와 양자 대결로 치러지면, 윤석열 전 대통령처럼 0.7% 정도로 근소하게나마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할 여지는 충분하다.
그러려면 3가지 허들을 넘어야 한다.
첫째, 국힘 내부 경선이 큰 잡음 없이 마무리되고 당선된 후보를 다른 주자들이 성심껏 도와야 한다.
둘째, ‘계엄과 탄핵’이라는 강을 건너야 한다. 셋째 ,보수 측 후보의 단일화와 선거 전략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통합이 승부의 열쇠로 재등장할 것이다. 이준석 지지율은 2~3%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 대선에서 승부를 가를 수도 있는 수치다.아울러 국힘의 선거 전략도 매우 중요하다.
국힘 후보가 자기 색깔 없이 ‘이재명 대 반(反)이재명’이라는 ‘이재명 함정’에 빠지면 결국 이 전 대표를 넘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전 대표에게 가장 좋은 선거 구도가 ‘윤석열 대(對) 반윤석열’이기 때문이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