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2차 경선의 당원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가 27일 시작된 가운데 지지를 호소하는 각 후보들이 발언이 이어졌다. 구체적인 방법에서는 차이를 보였지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출마할 경우 단일화를 시도하겠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대하빌딩 캠프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이 출마한다면 경선 초반부터 흔들림 없이 단일화를 주장한 후보로서 즉시 찾아뵙고 신속하고 공정한 단일화를 성사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경선에서 반드시 1위 차지해 대한민국을 지키는 숭고한 사명을 지켜나가겠다"라며 "(후보로) 결정되면 이재명을 이기려는 모든 세력과 손을 잡고 힘을 모아 6월 3일 대선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께 하는 모든 후보와 사심 없는 단일화가 잡음 없이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경선 초반부터 흔들림 없이 단일화를 주장한 후보'라고 자신을 표현하면서, 단일화 주도권 쥐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후보도 한 대행 출마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유지했지만,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뒀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방안에 대한 질문에 "한 대행이 출마한다면 우리 당 후보와 함께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를 뽑아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와 대결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을 수 있는 객관적이고, 정말 정확한 방법으로 (최종 후보를) 뽑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객관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이 후보와) 1 대 1로 대결하는 구도이지 않겠나. 그 사람의 경쟁력을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다른 것보다 이 후보 대 한 대행, 이 후보 대 우리 후보의 일 대 일 대결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경선 방식처럼 당원 투표 50%와 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당 경선 후보들의 순위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 당 후보와의 일 대 일 조사를 통해 적합한 대선 후보를 찾자는 취지다. 또한 한 대행에게 입당을 권하기도 했다.
홍준표 후보 역시 경선을 통한 단일화 방식에는 안 후보와 뜻을 같이했다. 홍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최종 후보가 되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단일화 토론을 두 번 하고 원샷 국민경선을 하겠다"며 "그게 이재명 후보를 잡을 수 있는 길이라면 흔쾌히 하겠다"고 적었다. 이어 "내가 우리 당 대통령 후보가 못 되더라도 이재명만 잡을 수 있다면 흔쾌히 그 길을 택하겠다"며 "오늘 투표와 여론조사에 꼭 준비된 대통령 홍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했다.
한동훈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바로 오늘이다. 이기는 선택, 저 한동훈을 선택해 달라. 오늘 경선 투표에서 드라마를 만들어 주면 저 한동훈이 이재명 민주당을 이기겠다"고 했다.
앞서 한 후보도 "다음 본선 승리를 위해 모든 사람과 함께 할 것"이라며 한 대행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전날 토론에서도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많은 분들이 정말 이기고 싶어서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 같은데 그것 자체가 역동성이라고 생각한다"며 "결국은 국민의힘에서 선출하는 후보가 이재명과 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대행이 이르면 오는 30일 사퇴 후 출마 여부를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 선출일이 다음달 3일이고, 공직자 사퇴 시한이 4일이라는 점을 감안해 조만간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