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6·3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후임을 뽑기 위한 새 원내대표를 16일 선출한다.
차기 원내대표는 지역과 계파 대결 구도 양상 속에, 3선의 수도권 김성원(경기·동두천양주연천) 의원, 보수의 텃밭 대구·경북의 송언석(경북·김천) 의원과 부산·경남(PK) 4선 이헌승(부산 진구을) 의원 간 3파전으로 치러진다. 당초 후보로 거론되었던 ‘김도읍·김상훈·박대출·성일종’ 의원 등은 끝내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다.
새 원내대표는 소수 야당으로 국회에서의 대응 전략과 협상 리더십, 당내 개혁 방향과 계파 간 균형 대여 공세 스타일 등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지역 변수와 함께 구(舊)주류와 친한(친한동훈)계 간, 계파 응집력이 경선 향배를 가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TK 송언석 의원은 경제 관료 출신으로 영남권을 중심으로 구주류의 지지세가 강하고, 김성원 의원은 유일한 수도권 출신으로 친한계 영향력이 매우 강한 인물이다.
이헌승 의원은 PK 출신이지만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다.
따라서 지역·계파 대결 구도에 피로감을 느끼는 '부동층' 의원의 표심이 변수로 작용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선거 당일 합동토론회 내용과 기존 의원들 사이 친분 등을 바탕으로 한 '주자별 개인기'도 변수가 될 수 있어, 경선을 하루 앞둔 15일까지도 승패를 가늠하기 힘든 예측불허란 관측도 나온다.
당장 신임 원내대표 앞에 놓인 시급한 과제는 탄핵 정국에 대선 패배가 더해진 후유증을 치유하는 것이다.
3명의 주자가 일제히 출마 일성으로 '계파 청산', '당내 화합' 등을 내건 것도, 이런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번 경선은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후보 교체 시도' 당무감사 등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포스트 대선' 개혁안 내용을 놓고, 내부 신경전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열린다.
이 과정에서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 연장 여부와 전당대회 시기 등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따라서 사안별로 계파 간 정치적 이해관계와 입장이 크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당내 의견 수렴을 거쳐 합리적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 것도 새 원내대표의 주요 과제다.
만약에 김 위원장의 임기 연장이 결정되면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까지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당내에서는 전당대회를 7∼8월 내에 실시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이는 분위기다.
반대로 임기 연장이 수용되지 않을 시, 김 위원장은 보름 뒤인 이달 30일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 경우 차기 원내대표는 당대표 권한대행의 역할까지 맡아 전당대회를 준비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어떤 경우든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가 차기 당권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새 원내대표는 '거대 여당'을 상대로 원내에서 투쟁력과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당장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원구성 재협상을 끌어내는 것이 새 원내대표의 숙제다.
국민의힘은 16일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열고 합동토론회와 경선 투표를 연달아 실시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를 대상으로 결선투표가 치러질 예정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송언석-김성언 후보는 각각 친윤·친한 계파를 대표하는 인물이며, 전체 의원 107명 중 다수는 아직 지지 후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막판에 ‘통합 이미지’가 강한 인물에게 중도 표심이 흡수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