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10명 8명 이상은 미국의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습으로 갈등 수위가 고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미국 성인 1139명(오차범위 ±3%p(포인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응답자의 84%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심화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21일 미국의 공습 직후 시작돼 이날 이란이 카타르의 미공군 기지를 공격했다고 발표하기 전에 종료됐다. 또 응답자의 79%는 이란이 보복으로 미국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지속하는 것에 대해선 49%가 반대했고, 찬성은 32%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정치 성향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공화당원의 62%(반대 22%)는 추가 공습을 지지했고, 민주당원의 대부분은 반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분쟁 개입을 즉각 중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공화당원 사이에서도 찬성 42%, 반대 40%로 의견이 갈렸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전반적인 지지율은 이달 초 조사 때의 42%에서 1%포인트 하락한 41%로 조사돼 집권 2기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1%포인트 하락했어도 최근 몇 달간 대체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가 백악관에 복귀한 직후 실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나온 47%보다 낮다”고 전했다.
한편, 이란의 미군기지 보복 공격이 사실상 ‘약속대련’이었다는 정황이 드러나며 중동 전면전 우려가 완화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보이는 등 시장은 빠르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앞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23일(현지시간) 미국이 21일 이란의 포르도 핵시설 등 주요 핵시설 3곳을 ‘한밤의 망치(midnight Hammer) 작전’을 통해 기습적으로 공습한 것에 맞서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 공군기지에 미사일 보복 공격을 가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우리가 그들의 핵 시설을 소멸시킨 것에 매우 약한 반응으로 대응했다”며 “우리는 이를 예상했고, 매우 효과적으로 방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인 중 다친 사람은 없으며, 피해도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이란이 사전에게 우리에게 공격을 통보해준 것에 감사하고 싶고, 이 때문에 누구도 죽거나 다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란이 카타르 주둔 미군 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하기 전, 미국이 해당 계획을 사전에 통보받았다는 정황은 위성사진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가 이날 촬영한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 공군기지 위성사진에는 활주로에 항공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 타격하기 전인 지난 5일 같은 기지를 촬영한 사진에는 수십 대의 항공기가 포착됐었다. 두 장의 위성사진을 비교할 때, 미국이 이란의 공격 이전에 기지 내 항공기를 옮겼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이스라엘과 이란이 완전한 휴전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동 전역으로의 확전 우려가 완화되자 시장은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관련기사 15면>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