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3일 '윤희숙 혁신안'을 논의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논의도 제대로 못하고 1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취재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다수 의원이 혁신위원장이 직접 의총에 출석해 혁신안과 함께 필요한 사유를 설명해야 토론이 가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음 의총에서 혁신위원장께 혁신안에 대해 설명 듣고 다시 한번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이날 의총에선 지난 9일 출범한 혁신위가 제안한 △ 당헌·당규에 계엄·탄핵 등에 대한 '대국민 사죄' 포함 △ 최고위원 선출 방식 변경 △ 당원소환제 강화 등 3개 혁신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곽 수석대변인은 이 같은 중요한 안건을 두고 윤 위원장의 의총에 불참한 이유를 묻자 "의총이 있다고 연락했는데 본인이 참석 여부 답변을 안 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또 취재진이 '혁신위와 지도부 간 이견 상황에 대한 지적이 있었느냐'는 질문엔 "오늘 참석한 분들도 구체적 내용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왜 이런 안이 나왔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토론이 어렵다', ' 혁신위원장이 나와서 어떤 이유로 이런 안이 필요한지 설명해 줘야 토론이 가능하다'는 기류였다"며 "몇 분이 같은 말을 했고 내용을 논의하긴 힘들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향후 의총 개최 일정에 대해선 "조만간, 빠른 시일 내 혁신위원장을 모셔서 말씀을 듣는 의총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 위원장은 이러한 내용의 보도가 나가자 페이스북을 통해 "저를 국민의힘 의총에 불렀는데 참석하지 않아 혁신안 논의가 불발됐다는 기사들이 뜨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즉각 반박했다.
윤 위원장 설명에 따르면, 송언석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인 박수민 의원이 전날 '의원총회에 참석할 의향이 있냐'고 전화로 물어 그는 "불러주시면 당연히, 기꺼이 간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날 아침까지도 참석하라는 연락이 없어서 "오전 9시에 다시 전화드려 '도대체 오라는 겁니까 오지 말라는 겁니까' 물었더니 '의논해봐야 한다'는 답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그 이후 당사 사무실에서 콜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부르는데 안 왔다'는 기사가 떴다"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비서실장께 전화드렸더니 '비대위원장 혼자서 혁신위원장을 오라고 용감하게 부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이 혁신위원장을 위원총회에 청해 설명을 듣는데 왜 거대한 용기가 필요한지 모르겠다"며 "더구나 부르는데 안 왔다는 백블까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드린다"고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혁신을 다짐했던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두고 다시 극우·내란 프레임에 빠지면서, 탄핵 찬반 구도가 당내 이슈를 잠식하는 분위기다.”면서 “이견을 조율할 의원총회마저 잇따라 연기되면서 혁신 동력은 약해지고 내홍만 깊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