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잠시 코트를 벗어났던 현대건설의 양효진이 19점을 몰아치며 팀의 연패를 끊어냈다.
현대건설은 13일 오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7 25-23 25-22)로 승리했다.
앞서 현대건설은 4연패 수렁에 빠져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더욱이 한국도로공사에는 최근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해 부담이 적지 않았다.
희망은 양효진의 복귀였다. 양효진은 지난 7일 IBK기업은행과의 경기를 앞두고 연습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해 2경기를 결장했다.
돌아온 양효진은 역시나 존재감을 뽐냈다. 블로킹 4개를 포함해 19점을 뽑아내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19점은 외국인 동료 에밀리(17점)보다 많은 득점으로 이날 팀 최다 득점이다.
양효진의 활약에 현대건설은 한국도로공사에 무실 세트 승리를 챙겼다.
양효진은 "부상을 당한 날에는 몸이 너무 안좋았다. 상대편 코트에 가서 연습을 하려는데 블로킹 점프가 안되다보니 발을 밟고 다쳤다"고 돌아봤다.
이어 "어제까지만 해도 너무 아파서 병원에도 갔다왔다. 다녀오고는 컨디션이 괜찮아졌다"며 "감독님이 나에게 결정을 하라고 했는데, 연습때 괜찮아서 오늘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상이 오히려 약이됐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대신 한발자국 떨어져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
양효진은 "내가 없는 팀 경기를 본 것은 처음 인것 같다. 대표팀 때문에 시즌을 빠진 적은 있어도 부상으로 빠진 것은 처음이었다"며 "기분이 이상했지만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의 단점들이 보이더라. 그걸 보면서 내가 시합에 가서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 생각했다"며 "내가 빠져 동료들이 힘들어하고 있으니 더 파이팅을 해줘야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오랜만에 승리를 챙긴 양철호 감독도 "오늘은 발을 뻗고 잘 수 있겠다"며 크게 만족했다.
그는 "예전 경기력이 나오고 있다"며 "(양)효진의 컨디션이 좋아 공격 옵션이 더 생기니 큰 힘이 됐다"고 평했다.
한 시름 돌린 현대건설은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선수들의 체력 관리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양 감독은 "이제는 체력이다. 효진이도 체력이 떨어진 뒤 다쳤고, 최근 분위기가 안좋다 보니 선수들이 심리적으로도 떨어졌다"며 "경기에서는 최대한 하되 훈련에 변화를 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