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지하지질탐사장비를 개발한 이유는
전 국민을 슬픔에 젖게 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그동안 범정부 차원의 진단과 대책을 쏟아냈지만, 여전히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싱크홀 등 지하 동공 발생으로 가슴을 졸이며 생활하여야 하는 실정이다.
한국전력은 최근 땅속에 전력수송용 전력구 터널을 뚫고 그 내부에 송배전케이블을 설치하는 지중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력구 터널은 도심지 지하에 주로 건설되는 만큼 공사 시행 전 반드시 경과지를 따라 일정 간격으로 지반조사를 수행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지하수위 높이, 암반분리 등 연약층 규모를 추측해 터널 굴진에 반영한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전력구 터널 시공 중 예기치 못한 지하 이상 영역(지하동공, 연약대, 파쇄대 등)이 출현하거나 그에 대한 대처가 부족해 지반이 주저앉는 사고가 간혹 발생하고 있다.
이에 한전은 카이스트 등 4개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전기 비저항 탐사, 탄성파 탐사, 굴착 파쇄음 탐사 등을 통해 전력구 터널 굴진 전방에 존재 가능한 지하 이상영역을 사전 예측, 안전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전력구 터널 전방지질 예측 탐사장비를 자체 개발했다.
곧 시범 적용될 이 장비는 터널장비 최전방 부착한 센서에서 터널 굴진 방향으로 보낸 전파의 도달 시간과 형상을 해석해 터널 전방에 존재하는 이상 영역의 위치, 크기, 주변 지반과의 관계 등을 예측하게 된다.
이 장비는 기존에 기술보다 획기적으로 짧은 소요 시간과 저렴한 비용으로도 더욱 정확하게 전방지질을 예측할 수 있어 터널 시공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신규 개발 장비를 실제 터널현장에 시범적용한 뒤, 장비 내구성 및 지질예측 신뢰성 등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해 내년 하반기부터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안전사고를 줄이고자 하는 한전의 발 빠른 노력이 안전사회 구현의 토대가 될 수 있기를 한전 직원이기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바란다.
강태희 한전 송변전건설처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