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보고싶어요.” “얘들아 반갑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 첫 날, 교사 학생 학부모가 처음 시도해보는 원격 교육인만큼 얼굴에는 호기심이 잔뜩 묻어나고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대구지역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이 9일 온라인 개학을 했다.
이는 지난달 2일 예정됐던 개학이 미뤄진 지 38일 만이다.
대구의 중3과 고3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각자 집에서 원격을 통해 선생님을 만났다.
원격수업은 세 가지 유형으로 진행됐다.
교사와 학생 간 화상 연결로 수업하는 ‘실시간 쌍방향형’, EBS 콘텐츠나 교사가 직접 녹화한 동영상을 보고 토론하는 ‘콘텐츠 활용형’, 독후감 등 과제를 내주는 ‘과제 수행형’ 등이다.
교사가 자신의 교과와 학교 여건, 학생들의 학년 등을 고려해 3가지 유형 중에 수업 방식을 고른다. 교사에 따라 2~3가지 유형을 섞는 경우도 있다. 온라인 수업이 진행됨에 따라 학생들은 집에서 데스크톱이나 노트북, 스마트패드, 스마트폰 등으로 수업을 듣는다.
수업 시간 40∼50분 동안 작은 화면을 계속 보게 하면 학생들이 지루해할 수 있으므로 교사들은 강의나 콘텐츠 시청은 15∼20분만 하고 나머지 시간은 조별 토론 등을 섞을 전망이다.
EBS는 시각·청각 장애 학생을 위해 온라인 강의에 자막을 넣기로 했다.
국립특수교육원은 점자 교재·수어 영상·자막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발달장애 학생에게는 방문 교육 등이 지원된다.
특히 대구시교육청은 지역 내 학생들에게 66억원 상당의 스마트기기와 통신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저소득층 및 다자녀 가정을 포함해 컴퓨터가 없는 학생들이 신청 및 심사에 따라 모두 1인 1스마트 기기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교육청은 저소득층 학생에겐 14억원 상당의 컴퓨터와 인터넷 통신비 17억원을 지원한다. 저소득층 학생의 경우에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기초기본학력 향상을 위한 지원비를 활용한 온라인 수강권도 받는다.
올해 수능시험을 치르는 고등학교 3학년생 수험생에게는 유튜브를 통해 최신 대입자료와 학교간 공동 교육과정 25개 강좌를 제공한다.
학교 별로는 ‘대구진학 꿈나비(NAVI)’ 시스템 등을 통해 모바일 진학상담을 지원한다.
또 대구지역 전체 고등학생 6만6000여명은 인터넷 강의 수강권 및 보조 자료 구입비로 1인당 5만원씩 총 33억원의 지원을 받게 된다.
강은희 대구시 교육감은 “원격수업 초기에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가능한 모든 인적·물적자원을 투입해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단계적 온라인 개학 상황에 맞춰 원격수업이 잘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맞은 첫날인 9일 원격수업을 지켜 본 대구지역 학부모들은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학부모들은 비대면 수업에 따른 학생들의 집중력 저하와 대학입시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쳤다.이날 대구지역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은 타 학년에 비해 가장 빠른 온라인 개학을 했다.
중3과 고3 자녀의 첫 온라인 개학·수업 모습을 옆에서 본 대구 수성구 학부모들의 공통된 반응은 학생의 집중력 저하에 대한 우려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개학 및 수업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학부모 대부분이 받아들이고 있다. 중3 자녀를 둔 이모(44·여)씨는 “온라인 수업은 오프라인 수업과 달리 45분 수업을 듣고 쉬는 시간을 갖지 않다보니 본인이 시간을 알아서 활용해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며 “교사가 학생을 관리할 수 없다보니 수업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모(45)씨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이해는 한다”며 “하지만 집에서 자식 수업하는 모습을 계속지켜 볼 수도 없고 지켜본다면 아이에게 미칠 스트레스 또한 많을 것 같아 걱정이다”고 전했다. 특히 고3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수능에 대한 불안감을 크게 내비치기도 했다.
학교에서 학교 관리하에 진행되는 수업이 아니다 보니 수업 집중도는 물론 학생 개인이 공부에 소홀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EBS 온라인 클래스 접속 지연에 대한 아쉬움도 지적했다. 이날 오전 9시50분부터 10시20분까지 약 30분 간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EBS 온라인 클래스는 교사가 온라인 학급방을 만들어 학습자료와 과제를 공유하고 학습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학습관리시스템’(LMS)이다.
고3 수험생을 둔 최모(50.여)씨는 “고3은 대학입시와 바로 직결된다”며 “학생들이 학교에서 교사에게 관리를 받지 못하다보니 공부에 집중을 못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능을 위해 EBS로 공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학교에서 학교 관리하에 공부를 하는 것과 집에서 하는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고 본다”며 “학생들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은 EBS 온라인 클래스 접속지연이 “중학교 3학년들의 접속이 몰려 오류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접속이 지연됐던 당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집중적으로 접속해 지연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접속 지연에 따른 수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에 중학교 수업 시간표 조정 등을 통해 이 같은 지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고 부연했다.
이종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