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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백낙청 "세상 바뀌었나 묻기 전 내가 바뀌었나 ..
사회

백낙청 "세상 바뀌었나 묻기 전 내가 바뀌었나 자문을"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5/07 15:28 수정 2015.05.07 15:28
"사회 모든 영역에서 입체적 적공 쌓아야"




대담집 '백낙청이 대전환의 길을 묻다' 출간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 어떤 점이 바뀌고 있고, 어떤 점이 안 바뀌고 있는지 차분하게 점검이 필요합니다. 직접 인터뷰어가 되어 7명의 전문가와 대화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백낙청(사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8일 서울 중구 정동의 한 한정식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각계 전문가 7명을 차례로 만나 한국사회가 처한 위기의 진상을 묻고 그 해법을 모색하는 대담집을 냈다.
책 제목은 '백낙청이 대전환의 길을 묻다: 큰 적공을 위한 전문가 7인 인터뷰'(352쪽, 1만5000원, 창비)다.
대담에는 정대영(송현경제연구소장), 이범(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 김연철(인제대 교수), 김영훈(전 민노총 위원장), 안병옥(전 환경련 사무총장), 조은(사회학자), 박성민(정치평론가) 등 7인이 함께했다.
백 교수는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세상이 안 바뀐다는 냉소주의가 있는데, 세상이 얼마나 바뀌었는가를 묻기 전에 첫번째로 자기 자신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자문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으로 우리 주변에 정말 바뀐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가, 누가 누가 있다면 그 사람들을 제대로 알아보는 일이 중요하다"며 "마지막으로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도 세상이 안 바뀐다면 안 바뀌게 하는 세력이나 구조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통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백 교수는 지난 2012년 펴낸 사회평론집 '2013년체제 만들기'에서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피력한 바 있다.
2013년 체제란 1987년 민주항쟁으로 이끌어낸 사회변혁의 연장선상에서 당시 정권이 바뀌는 시점에 획기적인 사회 전환을 일으켜보자는 취지에서 나온 용어다.
그는 "2012년 대선에 맞춰 기대와 희망을 걸고 어느 정도 거기에 맞춰서 책을 냈는데, 구상했던 계획이 실패했다"며 "그 후에 또 그런 이야기를 할 면목도 없고, 자숙하고 있다가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 더이상 순종하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이전과 이후의 세월이 가장 달라진 사람은 희생자 가족들"이라며 "그 분들 중에 상당수가 그냥 자식이나 가족을 잃어서 생활이 바뀐 게 아니라 가족들을 잃고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살아가는 방식이 엄청나게 바뀌었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편협한 정파적 프레임을 버리고 광범한 대중과 함께 하는 '중도노선'을 구사하되, 일시적인 개량이 아니라 진정한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변혁적' 관점을 견지하고, 정치·경제·교육·환경·여성 등 모든 영역에서의 입체적인 적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적공(積功)이란 사전적으로 '공력, 공덕을 쌓는다'는 뜻"이라며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토대를 준비한다는 의미로, 이는 곧 우리가 '한국사회 대전환'의 목표를 위해 해내야 할 실천적 일감들을 마련하고 연마하는 것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인터뷰에 참여한 7명의 대담자는 모두 수십년간 자기 분야에서 적공해온 전문가들이다. 제 생각보다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대화하면서 중지를 모으는 과정에서 제가 역할을 하는 게 더 맞겠다고 생각했다"며 책을 펴낸 동기에 대해 밝혔다.
마지막으로 "7인의 전문가들을 인터뷰하면서 어떻게 한국 사회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고민했다"며 "계속 질문을 던짐으로써 대전환의 과제는 무엇이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할 것인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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