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민경 건보공단 대구본부 부장 누군가를 간병한다는 것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매우 힘이든다. 여기에 병원비 부담까지 가중되면 경제적 고통까지 보태져 이중고 삼중고를 겪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질환을 가진 어르신들을 돌보는 간병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어르신들 뿐만 아니라 핵가족과 맞벌이 사회구조에서 가족 중 누구 하나라도 병들면 의료비 지출로 인한 가족의 분란과 심지어는 가정 파탄까지 몰고 가는 일을 우리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신체능력이 없는 환자에 대한 간병 문제는 이제 간과해서는 안 될 사회문제가 되고 있으며,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위해서라도 병든 가족을 부담없이 돌봐줄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렇듯 고충을 겪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정부는 2013.7월부터 국민 의료비 부담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 간병비를 낮추고, 의료서비스를 질적으로 높일 목적으로 병동에 적정 간호인력을 배치해 환자에게 포괄적 간호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한마디로 환자의 입원 서비스를 보호자 필요없이 병원의 간호 인력이 전적으로 제공하는 사업인데 그 비용을 국가예산으로 지원하다가 올해부터는 국민건강보험을 적용하여 실시하고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 안 되던 간병비가 비록 시범사업이지만 건강보험을 적용받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간호인력이 부족한 상황으로 간호사 1인당 약 20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입원 환자의 간호는 보호자 아니면 개인이 간병인을 고용해서 간호하고 있으며, 개인이 간병인을 고용하는 경우에는 1일 기준 7~8만 원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포괄간호서비스를 적용하면 올해 1월 부터는 간병인 비용으로 1일 7~8만원 가량 부담하던 것을 1일 입원료로 약 3,800~7,450원(6인실 기준)만 추가부담하면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포괄간호서비스에 대해 2017년까지 지방 중소병원 중심으로 확대하고, 2018년부터 수도권과 대형병원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전국의 27개 병원에서 시범사업을 운영 중에 있으며, 대구와 경북에는 대구의료원과 김천의료원이 참여하고 있다. 공단 홈페이지에서 ‘병원 및 검진기관’을 클릭하여 포괄간호서비스 병원을 검색하면 전국의 참여 병원을 확인할 수 있으며, 시범사업 참여 병원에서 주치의의 결정에 따라 포괄간호서비스 병원 입원에 대해 설명을 들은 후 환자와 보호자가 동의할 경우 입원이 가능하다. 간호인력과 환자가 서울 소재 병원과 대형병원에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서울지역은 제외하고 있으며, 급성기 요양기관에 포괄간호서비스를 적용한 후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은 그에 맞는 모형 개발을 통해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으로 현재 시범사업에서는 제외 되었다.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의 시범사업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2013년7월~2014년11월 시행한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 이용환자 1만2175명을 대상으로 10차례 조사한 결과, 만족도가 98.1%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병실환경에 대해서도 95.8%가 쾌적하다고 만족했다.
또한, 포괄간호서비스 시행 후 간호비 부담이 줄고, 보호자의 경제적 활동이 보장되면서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데다, 병실 공간이 넓어지고 조용해져 입원환경이 개선됐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실제로 우리 지역본부 관내 포괄간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대구의료원과 김천의료원에서도 이용환자의 만족도가 높다. 다만, 간호 인력의 구인 난, 간병을 하는 간호조무사들의 처우 등 개선할 부분도 많은데 앞으로 인력 개편과 함께 간호서비스 질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시범사업을 평가하여 서비스 제공 모형과 수가를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다.
“오랜 간병 앞에는 효자가 없다”는 말이 있다. 포괄간호서비스는 이런 문제를 말끔히 해결하는 제도인데 모쪼록 포괄간호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조기 정착 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참여와 국민적인 관심을 바란다. 나아가 포괄간호서비스가 육체적 간병에서부터 인격과 생명을 존중하는 캐어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