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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김찬곤의 세상 톺아보기..
사회

김찬곤의 세상 톺아보기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5/19 15:27 수정 2015.05.19 15:27
‘CRM'과 ‘수입농산물 저가신고대책’

▲     © 김찬곤 경북과학대 교수  “수입농산물 저가신고에 대한 해결책을 ‘CRM'에서 찾았으면”
 기업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는 바로 ‘고객’이다. 그래서 경영자는 어떻게 하면 끊임없이 고객을 만들어낼 것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한번 맺은 고객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까 아니면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것에 신경을 쓰는 것이 더 나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하고 있다. 이에 대한 수많은 연구와 검증을 거친 결과, 기존의 고객을 관리하는 것이 새로운 고객창출 보다 효과적이라는 게 요즈음의 대체적 추세다.
 이런 흐름을 학문적으로 표현한 것이 ‘CRM(고객관계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인데, 최근 기업경영현장에서는 물론이고 의료계나 교육계에서까지 이 개념을 도입하여 일선에 활용하고 있다. 한번 맺은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저마다 각별한 아이디어로 재차 소비를 유도하는데, 이의 가장 큰 장점은 새로운 고객창출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가지만 효과는 오히려 크다는 점이다. 흔히 ‘저비용 고효율’이라고 표현되는 경영활동의 핵심에 CRM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그 문제를 발생시킨 당사자에 대한 접근이, 문제발생가능자에 대한 전체 대상의 선도보다 효율적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문제에 대한 비용지출보다, 현재 한번이라도 해당 사안과 관계를 맺었던 사람을 대상으로 한 비용지출이 더욱 효과가 크다는 뜻이다.
 최근 한 보도에 의하면, 국세청의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는 “수입농산물에 대한 저가신고”라고 한다. 농산물 수입업자들이 관세를 탈루하기 위해 수입하는 농산물의 가격을 실제보다 현저히 낮게 신고한다는 것인데, 단순히 낮은 신고가 문제가 아니라 부수적으로 따르는 심각한 부작용이 문제라는 것이다. 한 자료에 의하면, 수입농산물의 가격을 낮춰 신고했다가 적발된 업체가 500곳 이상, 이들에 대해 부과한 추징금은 1,000억 원 가까이나 된다 하였다. 현재 붙여진 관세가 100원이라고 했을 때, 이를 50원이라고 낮춰 신고만하면 관세부과액은 절반이 되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관련 전문가들은 발표된 이런 수치는 빙산의 일각이라 말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세관이 신고가격의 부당성이나 허위성을 입증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점과, ‘밭떼기 계약으로 원래 낮게 구매한 것’이라든지, 수확한지 오래된 것을 값싸게 구매한 것‘이라는 말을 확인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마땅하지 않다는 점 때문이라 한다.
 이에 대해 국세청에서는 ‘사전세액심사제도’를 만들었다. 수입농산물 중 저가신고의 우려가 있는 농산물에 대하여 현지가격을 토대로 별도로 만든 가격표에 의해 수입가를 유추하겠다는 취지다. 고육지책으로 보이기는 하나 현실반영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그 많은 품목에 비해 고작 몇 종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과, 경작상황이나 시대적 유행품목에 대한 고려 없이 고착화된 품목을 위주로 하다 보니 실제로 저가논란의 중심에 있는 것이 아예 그 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한다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CRM’ 적용방법이 필요해 보인다. 우선 농산물 수입업자는 다른 공산품 수입업자와 다른 입지를 가지고 있으므로, 우선 그들만을 대상으로 한 세밀한 분류가 있어야 한다. 물론 소액보따리상에 대한 단속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어느 정도 이상의 수입상들은 그들의 공식화된 정보를 통해 그 품목이나 횟수, 거래량에 대한 정기적 검사를 통한 관리가 있을 필요가 있다. 해당품목의 잠재적 농산물 수입자를 대상으로 많은 전체에 대한 폭넓은 검사보다, 한번이라도 해당품목을 거래한 수입업자를 대상으로 한 면밀한 추적이 저비용 고효율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선량한 업자들의 거래를 위축시키지 않은 범위 내에서의 정기적 추적을 통한 ‘CRM’ 적용으로, 수입농산물 저가신고폐단해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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