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샌 안드레아스' …2일 국내 개봉
영화 '샌 안드레아스'의 주연을 맡은 드웨인 존슨(왼쪽)과 칼라 구지노(가운데), 연출을 맡은 브래드 페이튼 감독(오른쪽).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샌 안드레아스'는 단순한 재난영화가 아닙니다. 영화가 지진을 피하는 방법을 알려주지는 않지만, 지진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는 알려줄 겁니다."(배우 드웨인 존슨)
"지진학 관련 연구를 하는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샌 안드레아스'는 지진이 일어난 후 사람들이 어떻게 돕고,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참고 견디며 다음 단계로 가야하는지 알려주는 영화이거든요."(브래드 페이튼 감독)
28일 오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샌 안드레아스' 아시아 기자회견에서 영화의 주인공 '레이'를 연기한 드웨인 존슨과 연출을 맡은 브래드 페이튼 감독은 최근 네팔에서 일어난 대지진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매우 마음이 아픈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주인공과 연출가에게 네팔 대지진 관련 질문이 돌아간 이유는 이 작품이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가로지르는 단층대인 샌 안드레아스 단층이 끊어져 진도 9.0이 넘는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재난영화이기 때문이다. 지진이 로스앤젤레스(L.A)와 샌 프란시스코를 덮치자 L.A 재난구조대 대장 '레이'(드웨인 존슨)는 딸과 아내를 구하기 위해 직접 나선다.
영화는 후버댐이 붕괴하고, 캘리포니아주 대도시의 고층 건물이 무너지며, 샌 프란시스코 해안에 거대한 쓰나미가 덮치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대지진이 어떤 재앙을 몰고 오는지 사실감 있게 보여주기 위해 무려 1400신(scene)을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해 만들었다.
하지만 페이튼 감독은 이 영화가 "물량 공세만 퍼붓는 영화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 일반 재난영화와 달리 우리 영화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등장인물이 서로 교감하며 갈등을 풀어가는 게 핵심"이라며 "관객이 영화 속 캐릭터의 감정을 그대로 느끼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드웨인 존슨과 페이튼 감독을 비롯한 '샌 안드레아스'에 참여한 이들은 자신들이 찍은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실제 상황에서 실천하기도 했다. 4월, 영화가 촬영을 마치고 막 홍보에 들어가려던 차에 네팔 대지진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8700여 명이 사망하고, 1만600여 명이 부상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들은 홍보를 미루고 기부활동을 펼치며 재난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
배우 드웨인 존슨은 "연기만 잘하는 배우는 되고 싶지 않다. 진심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존슨은 "이 영화의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촬영하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이 바뀌는 경험을 했다"고도 했다. 그가 연기한 레이는 "인간적인 약점이 있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나도 이런 상황에 직면하면 그렇게 행동할 것"이라며 "현실감 있는 캐릭터를 연기한 건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짚었다.
이번 영화에서 영웅적인 면모를 가진 구조대장 레이를 연기한 드웨인 존슨은 이 영화를 찍기 전부터 이미 '피플스 챔피언(People's Champion)'으로 불리며 영웅적인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더 락(The Rock)'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최대 프로레슬링 단체 WWE에서 활동한 존슨은 프로레슬링 무대에서 챔피언 자리에 7번 오른 프로레슬링계 최고 스타(196㎝, 118㎏) 출신이다.
1999년 영화 '비욘드 더 맷'에서 조연을 맡으면서 프로레슬러와 영화배우 겸업을 시작한 존슨은 2001년 '미이라2'에서 '스콜피언 킹'을 연기하며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걸었다. 이후 '웰컴 투 더 정글'(2003) '분노의 질주:언리미티드'(2011)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2013) 지.아이.조2'(2013) '분노의 질주:더 세븐'(2015)에 출연하며 차세대 액션스타로 발돋움했다.
단순히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 캐릭터를 연기하는 액션 스타로만 분류되던 그는 이번 영화에서 사람들을 구하는 살신성인적인 모습 뿐만 아니라 아내와 딸을 향한 깊은 사랑의 감정을 보여주며 좀더 진화한 연기를 선보인다. 그는 '샌 안드레아스'에서의 연기에 대해 "레이는 이혼 위기에 처한 인물이다. 나도 실제로 이혼했다. 레이에게는 딸이 있고, 나도 실제로 딸이 있다"며 "내가 실제로 경험한 것들 덕분에 캐릭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런 경험들이 '샌 안드레아스'를 다른 재난영화와는 달리 깊은 감정선을 가진 영화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드웨인 존슨과 '잃어버린 세계2:신비의 섬'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페이튼 감독도 존슨과 같은 말을 했다. 그는 지진을 관측하던 연구원이 어린 소녀를 살리고 죽는 장면을 예로 들면서 "모두가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며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남을 위해 언제든지 희생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영화 '샌 안드레아스'에는 주인공 레이를 연기한 드웨인 존슨을 비롯해 그의 아내 엠마 역의 칼라 구지노, 딸 블레이크를 연기한 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 헤이즈 박사 역의 폴 지어마티 등이 출연했다. 다음 달 2일 국내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