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ㆍ신용불용자를 가르키는 신조어, 소위 실신시대를 살고 있는 청년들이 적성과 꿈을 잃어가고 있다. 한 취업포털 사람인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구직자 8891명 중 '다닐 마음이 없는 회사에 지원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59.5%에 달했다고 한다. 실제 '청년실업률 11%, 청년실업 100만명 시대'에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며 직장을 관두거나 취업을 미루는 선택은 철없는 행위로 평가받거나, 적성과 꿈을 운운하는 소수의 구직자는 돌연변이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청년 구직자는 "적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묻지마 취업에 나서야 하는 현실은 이해하지만, 그게 이젠 결코 거스를 수 없는 상황으로 인정되는 분위기가 무척 씁쓸했다"고 말하며, 청년들의 자존감을 깎아먹는 원인이라고 한다.
문제는 꿈과 적성을 버린 '닥치고 취업'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그 후 사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입사 1년 차 미만 직장인 6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8명(78.9%)이 '여전히 이직 또는 재취업을 위한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응답을 했다고 한다. 이유로는 '입사하고 보니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44%)', '원하는 기업이 아닌데도 실업기간을 줄이려고 취업했기 때문(23.6%)' 이라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작년 6월 기준 405개 기업의 대졸 신입사원들의 1년 내 퇴사율은 4명 중 1명 꼴인 25.2%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4년 전인 2010년(15.7%)보다 9.5%포인트 증가한 것이라고 한다. 업무 만족도 역시 2010년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전문 사회학과 교수는 "적성에 맞아야 본인에게도, 회사에게도 이득인데 취업 자체가 우선시 되다 보니 모두에게 악순환인 상황"이라며 "노동시장의 수급불균형 문제 등이 해결돼야 꿈을 가진 청년들이 존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에게 꿈을 버리라고 권유하는 사회는 미래가 암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청년들의 해외취업을 독려하고 있지만 '해외인턴'들은 열악한 노동 현실에 처해 있는 실정이다. 적은 인건비로 이윤을 내려는 기업, 인턴 참가자 수에만 목을 매는 대학, 정부의 관리·감독 부실이 맞물리면서 학생들은 허울뿐인 '해외인턴'을 경험하기 위해 외국으로 나가고 있다.
해외로 떠난 청년들은 학교와 산업체 간 체결한 업무협약(MOU)이나 정부 지원 때문에 일정 기간을 반드시 근무하거나, 장시간노동·저임금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청년유니온 정책국장은 "정부가 해외인턴과 해외취업을 계속 강조하면서 몇 명을 어디에 보냈다는 식의 성과관리에만 치중하면서 현지 기업의 노동환경은 관리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