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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블래터 FIFA 회장‘17년 장기집권 막내리다’..
사회

블래터 FIFA 회장‘17년 장기집권 막내리다’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6/03 14:37 수정 2015.06.03 14:37
‘5선에 성공’에도 FBI'비리 스캔들'에 궁지 몰려

▲     ©   5선에 성공한 국제축구연맹(FIFA) 제프 블래터(79·스위스) 회장이 돌연 사퇴를 선언했다.
블래터 회장은 3일(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블래터 회장은 지난달 30일 5선에 성공했다.
사퇴의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최근 불거진 측근들의 '비리 스캔들'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블래터 회장의 최측근인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이 2010남아공월드컵 개최지 선정에 관여하는 대가로 1000만 달러(약 111억 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미 연방수사국(FBI)의 조사 결과 드러났다"면서 "이번 사건은 블래터 회장을 궁지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ABC 방송도 같은 날 "FBI가 블래터 회장에 대한 뇌물 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면서 "FBI는 구체적인 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취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며 블래터 회장이 FBI의 수사 레이더망에 걸려들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자신을 향한 계속된 수사 움직임에 결국 지난 17년 동안 '축구 대통령' 자리를 지켰던 블래터 회장은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선택했다.
스위스 발레 주 비스프 출생으로 1959년 로잔대학에서 경제학 학위를 받은 후 스위스아이스하키연맹과 관광위원회, 프렌즈 오브 서스펜더 등 여러 스포츠 관련 위원회의 위원장을 지냈다.
이후 1975년부터 국제축구연맹의 기술이사가 되면서 참여해 1998년 브라질의 주앙 아벨란제의 뒤를 이어 8대 FIFA 회장으로 선출됐다.
2002년과 2007년, 2009년, 그리고 2015년 5월에 연임에 성공해 지난 17년 동안 자신만의 FIFA 제국을 건설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는 줄 리메(사망·프랑스·FIFA 회장 재임기간 34년)와 주앙 아벨란제(브라질·FIFA 회장 재임기간 24년)에 이은 역대 세 번째 최장수 FIFA 회장에 해당한다.
블래터 회장은 행정가로서 뛰어난 업적을 쌓아왔다. 그가 회장에 오른 후 월드컵 수입은 대회를 거듭할수록 치솟았다.
FIFA의 최근 연간수입은 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 AP통신은 블래터 회장 재임 17년 동안 130억 달러(약 14조7000억원)을 벌어들였다고 집계했다. 또한 1998년 그가 부임할 당시 203개국이었던 FIFA 회원국은 209개국으로 증가했다.
월드컵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축구 저변 확대에도 힘써왔다.
영원할 것 같던 자리는 결국 자신과 측근들의 부정부패 의혹으로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지난 17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블래터의 시대는 그렇게 막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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