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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작가가 개입하면 작품은 산으로" …..
사회

"작가가 개입하면 작품은 산으로" …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6/10 15:08 수정 2015.06.10 15:08
조정래씨,뮤지컬 '아리랑' 기자간담회서 밝혀




작가 조정래(72)의 대하소설 '아리랑'이 창작 뮤지컬로 옮겨진다. 지난해 '태백산맥'이 뮤지컬로 옮겨지는 등 그의 작품은 그간 무대, TV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로 재탄생했다.
그럼에도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제작되는 뮤지컬 '아리랑'에 대한 관심은 크다.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대표 프로듀서, 고선웅 연출을 비롯해 탄탄한 창작진과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조 작가는 9일 오전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열린 뮤지컬 '아리랑' 기자간담회에서 "소설이 연극이나 TV 드라마가 될 때 개입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웃었다. "작가가 개입하게 되면 작품이 산으로 갈 수 있다"고 여겼다.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자신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1943)를 보고 샘 우드 감독에게 취한 행동이 그에게 본보기가 됐다.
"헤밍웨이가 감독에게 무작정 주먹을 날려 (감독의) 코뼈가 부러졌다고 하죠. 권투에 열광한 헤밍웨이가 글러브를 끼지 않고 때렸으니, 소송 걸리고 난리가 났죠. 거기서 작가가 개입하면 안된다는 좋은 교훈을 얻었습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명성 대표와 모든 사람들의 열정을 믿어요(웃음)."
'아리랑'은 일제강점기라는 파란의 시대를 살아냈던 민초들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그린다. 총 12권의 소설 속 아픔의 역사를 감골댁 가족사 중심으로 2시간40분 안에 압축했다.
"아시다시피 역사라고 하는 것은 과거가 아니에요. 현재 오늘을 비추는 거울이자 미래의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이죠. 특히 금년은 광복이 되고 바로 분단이 된 지 70주년입니다. 한반도는 작은 땅이고, 우리 5000년 역사에서 1000번의 크고 작은 외침을 당했죠. 정확히는 931번인데 80%가 중국, 나머지 20%가 일본입니다. 외침 끝에 나라를 잃었는데 그 굴육과 치욕과 저항의 역사는 내일의 방향을 잡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새 삶의 방향타로 잡으면 안 되는 것이 우리의 운명이죠."
무엇보다 광복 70주년에 뮤지컬 '아리랑'이 제작되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망각의 딱지를 벗겨내 생채기에 소금을 뿌리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대단히 중요한 일이죠. 이 땅을 대표할 수 있는 좋은 작품으로 탄생시켰으면 해요."
대한민국 작가로서 이 작품을 쓰지 않고서야 어떻게 작가라 할 수 있냐는 절절한 느낌으로 '아리랑'을 썼다"는 그는 "제목을 정할 때 100개를 써서 하나 씩 지운 다음 마지막 남은 것을 택하는데 '아리랑'은 처음부터 '아리랑'이었다"고 전했다.
"'아리랑'이 애국가를 대신했었죠. 작품에도 그래서 '아리랑'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흘러가도록 만들었어요. 그 속에 우리 영혼이 녹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만주 벌판에서 고생한 동포들에게 '당신들 하나 하나가 조선이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는데, 배우들에게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배역이 무엇이든 당신들 하나 하나가 다 조선이라는 거죠."
'아리랑' 7월11일부터 9월5일까지 역삼동 LG아트센터. 서범석, 안재욱, 김성녀, 김우형, 카이, 윤공주, 임혜영, 이창희, 김병희, 이소연. 6만~13만원. 신시컴퍼니·LG아트센터. 02-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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