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회사에 알린 삼성전자 경기 화성 반도체사업장 협력업체 직원은 출근하지 않으려고 거짓말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뉴시스 6월12일자 보도>
이 일은 헤프닝으로 끝났지만 삼성전자의 일련의 대응을 놓고 뒷말이 나온다.
13일 삼성전자와 경기 화성시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화성 사업장 협력업체로부터 9일 오후 자사 직원 A(27)씨가 8일 메르스 환자로 확진됐다는 연락이 있었다고 통보받았다.
확진 판정 전인 5일 서울발 화성사업장행 출근버스에 탑승했었다는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A씨는 화성시 보건당국이 감염경로 파악에 나서자 "출근하기 싫어서 거짓말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시 관계자는 "전날(12일) 언론을 통해 삼성전자 협력업체 직원이 메르스에 걸렸다는 사실을 처음 접하고 13일 경로파악에 나섰다"며 "이 직원이 감염자는 물론 격리자 등 모니터링 대상자 명단에 없는 점이 이상해 계속해서 추궁하다 거짓말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A씨는 성남의 한 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가 결정적으로 꼬투리를 잡혔다. A씨가 말한 해당 병원은 메르스 확진 검사를 할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화성시는 A씨가 거짓말한 사실을 삼성전자와 질병관리본부 등에 통보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협력업체의 통보 즉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A씨와 함께 통근버스를 탑승했던 직원 모두를 역추적하고, 10일부터 자가격리 조처했다고 밝혔다.
사내게시판에도 12일 '협력사 직원이 8일 1차 (메르스) 확진을 받아 즉시 보건당국의 격리조치가 취해졌다. 회사는 해당 협력사 직원이 5일 오전 화성 캠퍼스(사업장)행 통근 버스를 이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버스에 동승했거나 접촉 가능성이 있는 분들에 대해 자택격리와 이동 경로 방역 등 후속조치를 완료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사내게시판 글은 곧바로 외부로 알려져 언론보도를 탔고, 그제야 보건당국이 이런 사실을 알고 경로파악에 나서게 된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협력업체의 통보를 받고 자체 방역과 격리조처까지 했다면서도 며칠 동안이나 보건당국과 연계하지 않은 점은 석연찮다.
화성시 관계자는 "삼성전자로의 연락은 전혀 없었다"며 "메르스 비상 상황에서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보건당국과 연계해 후속 조처를 하는 게 기본인데, 닷새나 연락없이 자체에서만 처리했다는 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씨와 접촉 가능성이 있는 직원을 격리한 것은 맞지만 규모를 밝히기는 어렵다"며 "중대 상황이어서 회사 자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느라 보건당국에 연락하지는 못했다. 당연히 보건당국은 그곳대로 조처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메르스 보도로 회사 이미지는 큰 타격을 입었다. 의도적으로 보건당국과 연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