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詩는 피멍 뒤에 얻어진 걸음걸이였다.
더 넓게 날아보라고 / 나, 강물에 띄워졌네 / 흐름을 따라가면 / 바다가 되리라 했네 / 어느 강가를 지나 / 낙화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었네 / 느닷없는 돌부리에 걸렸네 / 나를 넘어뜨린 건 작은 조약돌이었네 - < 종이배, 부분 >
시인 한관식씨가 첫 번째 시집 ‘비껴가는 역에서’를 출간했다.
1960년 영천 고경 출생으로 현재 한국문인협회 영천지부장인 그는 지역에 문학단체가 처음 태동하던 시기부터 활동해온 영천 문단의 터줏대감으로 그동안은 주로 소설을 위주로 작품활동을 해왔었다. 지역에서 발행되는 신문을 대충이라도 훑어봤던 사람이라면 그가 연재한 소설을 한번쯤 보았을 법도 하다.
그러던 그가 2007년 ‘시사문단’에 시로 등단하고 또 최근 왼손을 사고로 잃은 후로 시에 더욱 천착하기 시작했으며 그 결실로 첫번째 시집 ‘비껴가는 역에서’를 세상에 상재하기에 이른 것이다.
마경덕 시인은 “어느 날, 불운과 정면충돌한 그는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질의 팔 하나를 잃었다. 정면충돌한 불행의 강도, 그 충격을 이겨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무엇보다 흘러간 시간을 곱씹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는다. 한관식의 시는 건강하다. 불화와 폭력, 암울, 울분과 고통을 호소하거나 스스로 자학하지 않는다.”라고 시평을 통해 말했다.
또 “열려있는 시인의 뷰파인더, 그 속으로 들어온 풍경은 하나이지만 시인의 영역에는 따뜻한 가족이 있었다. 대상을 선택하고 포착된 순간을 정서적으로 표출하는 시인의 숨결은 섬세하고 예민하다.”고 평가했다.
시집의 뒷면에는 시인의 지인들이 보낸 축하메시지를 실었다. 영천시의회 전종천 의원, 화가인 영천선화여자고등학교 이희명 교장, 김환식 (주)한중NCS대표이사, 사진작가인 정국채 영천예총지회장의 메세지가 그의 시집 뒷면에 적혀있다.
한관식 시인은 작가의 말을 통해 “시는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 피멍 뒤에 얻어진 걸음걸이였다. 부끄러운 첫 시집을 그리운 어머니와 산을 닮은 큰형님께 바친다”고 말했다.
시집의 제목으로 쓰인 ‘비껴가는 역에서’‘미친 척’‘다시 태어나도’ 등 70편의 시가 4부로 나뉘어 편재되었다. 가격은 9000원. 영천 각 서점에서 판매 중이다. 정양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