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와 다문화가정, 그리고 외국인노동자
▲ © 장미정 문경경찰서 경위 메르스가 6월의 일상을 바꿔놓고 있다. 6월‘호국보훈의 달’도 메르스에 묻히고 있다. 현충일, 65주년 6.25전쟁기념식, 제2연평해전 등 주요기념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되었다.
며칠 전‘메르스 두려움이 세월호 슬픔을 압도했다’는 분석이 어느 일간지 1면을 장식했다. 세월호 사건이 타인의 슬픔에 대한 간접적인 공감인데 비해, 메르스는 본인과 가족에게 찾아올 수 있는 두려움의 직접적인 체감이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의 안전을 최 일선에서 책임지고 있는 경찰은 이런 상황에서 무한 책임을 느낀다. 경찰은 초기부터 보건당국, 지자체와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갖추고 메르스 대책상황실 가동과 함께 24시간 상황을 관리하며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특히, 유언비어 유포 행위에 대해 발 빠르게 대처하여 지금은 유언비어 유포사례가 감소추세이다. 또한 국민의 불안해소와 경찰 개인의 감염 예방을 위해, 발열 등 의심증상이 있으면 즉시 소속 부서에 알리고 자가 격리를 신청하도록 하는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단체 숙영 급식생활을 하는 의경부대 전 대원들을 대상으로 매일 체온을 측정하는 등 강도 높은 위생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경찰청에서는 메르스 상황 초기부터 질병관리본부의 메르스 예방수칙 안내문을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 우즈벡 등 9개 외국어로 번역하여 신속히 일선 경찰서에 하달하여 다문화가정과 외국인노동자 등 외국인에게 홍보하였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경찰청의 외국어 예방수칙을 전달받고 해당 부처보다 빠른 조치에 깜짝 놀라며 고마워하기도 했다.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고 정확한 정보를 잘 전달받지 못하는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메르스 공포가 우리보다 몇 배는 더할 것이다.
다행히, 이분들을 위한 맞춤형 도움의 손길을 주는 곳이 우리 주변에 있다. 전국 시·군에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다누리콜센터(1577-1366)는 24시간 365일 생활통역과 한국생활 정보제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르스 진단 시 발생할 수 있는 편견과 고립, 소득 감소에 대한 우려는 한부모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노동자들로 하여금 메르스 의심 증세의 자발적인 신고를 소극적이게 만들 수 있다.
내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다문화가정, 외국인 노동자가 없는지 세심한 관심과 함께 따뜻한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정 많은 대한민국 국민의 저력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두려움 속에서 발하는 인간다움 이야말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테니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