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르고 있는 성형수술 관련 의료사고는 의료진의 부주의와 마취 의료사고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덕경 교수가 지난 5년 간(2009년∼2014년) 마취 관련 의료분쟁 105건을 분석한 결과 환자 105명 중 82명(78.1%)이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해 평균 16명이 마취 의료사고로 사망했고, 환자의 90.5%는 마취 전 건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끊이지 않는 마취 의료사고, 피할 방법은 없는 걸까?
성형전문의 홍종욱 의학박사(세민성형외과)는 “성형수술 도중 발생하는 의료사고는 대부분 의료인의 부주의에 의해 발생한다. 모든 의료사고는 예측 가능하며, 의료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실 내 응급의료장비 도입이 의무화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병·의원에서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간호조무사나 일반의가 직접 마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의사가 아닌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의료행위를 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다.
홍 박사는 “쌍꺼풀수술이나 코성형과 같이 간단한 수술은 수면마취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수술시간이 3시간 넘게 소요되는 큰 수술은 무호흡 등의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마취과 전문의에게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쌍꺼풀수술, 코성형과 같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을 제외한 가슴확대술, 안면윤곽술, 안면거상술(페이스리프팅) 등은 전신마취가 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성형전문의와 마취전문의가 동시 입회하에 수술이 진행돼야 한다. 마취전문의는 성형전문의가 수술을 하는 동안 환자의 산소포화도와 혈압, 맥박 등을 수시로 체크해야 하고, 수술이 끝나고 환자가 의식을 회복할 때까지 상태를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명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 역시 단기간에 지속적으로 과량 투여 시 의존성이 강해져 중독수준에 이르거나 우울증에 빠져 자살 충동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된다.
홍 박사는 “프로포폴은 마취가 잘되고 깨어날 때의 느낌이 개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오·남용 할 경우 수면 도중 무호흡 상태에 빠지기 쉬워 경우에 따라 세 차례까지 수면마취를 시도할 수는 있지만 연속으로 30분 이상 지속시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만일 전신마취가 필요한 수술을 해야 한다면 환자는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알레르기 반응 유무, 과거 병력, 복용 중인 약물 등을 충분히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몸살이나 감기, 생리 중에는 예상치 못한 응급상황이 발생할 위험이 있으니 이 기간은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