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 큰스님,뉴욕특별법회서 ‘쓴소리 ’
조계종 군종교구장 정우 큰스님이 21일 뉴욕원각사에서 열린 특별 법회에서 메르스 사태에 따른 한국의 상황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왜 대한민국만 호들갑인가?"
조계종 군종교구장 정우 큰스님이 21일 뉴욕원각사(주지 지광스님)에서 열린 특별 법회에서 메르스 사태에 따른 한국의 상황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정우스님은 "온 나라가 메르스 때문에 난리다. 다른 나라는 아무 문제 없는데 왜 그렇게 우리만 호들갑인가. 메르스사태 놓고 우리나라 정부와 언론의 대처방식을 보면 아주 속이 터진다"고 말을 꺼냈다.
정우스님은 "메르스, 메르스 하는데 똑같은 얘기에 말장난이 심하다. 왜 그렇게 난리라도 난 양 그러는가. 메르스는 낙타감기바이러스다. 사스는 돼지감기바이러스, 400년전 유럽의 인구 6000만명 이상을 죽게 한 흑사병 페스트는 쥐바이러스 때문이다. 손 잘 씻고 위생만 청결히 하면 메르스 걱정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는 5000명, 자살자는 하루 평균 40명이다. 지금 메르스 사망자가 25명인데 대부분은 원래 지병을 앓던 분들이다. 왜 불에 기름을 끼얹는지 모르겠다. '낙타 조심하세요' 그러는데 대한민국에 야생 낙타 없다. 동물원에나 가야하는데 낙타 조심하라구?"하며 보건복지부가 메르스 예방법으로 낙타 조심 경고문을 올린 사실을 지적했다.
이날 한국에서 온 한 가족은 메르스 때문에 한국인들은 뉴욕에 들어올 때 열감지기라도 잴 줄 알았는데 너무 쉽게 들여보내서 뜻밖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우스님은 지난 3월 군종교구장 자격으로 레바논 동명부대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했을 때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방문에서 대법원장을 맡고 있는 이슬람지도자와 대화하는데 일행 중 한 사람이 "레바논은 중동에선 보기 드물게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데 어쩌다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참 안타깝다"고 위로했다.
그러자 이슬람 지도자는 빙그레 웃으며 "남북이 분단된 채 핵폭탄을 이고 있는 처지의 당신들이 더 딱한 것 같다"고 대꾸했다. 정우스님은 "한마디로 '우리 걱정하지 말고 너희들이나 잘해'라고 하는데 섬찟하도록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고 전했다.
정우스님은 "부처님께서 7만종류의 생명체계가 우리 몸을 의탁해서 살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이후 한 스님이 입적했는데도 다비(화장)를 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고 부처님이 찾아가니 '부처님께서 7만 생명체가 살아있다 하셔서 다비를 할 수 없었다'고 하자 '숨을 거두는 동시에 한꺼번에 소멸된다'고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셨다"며 메르스사태 소동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와 함께 "가슴으로 살면 아무 일도 없을 텐데 생각에 젖어 있다가 자유로움을 잃고 있다"는 달라이 라마의 법어를 소개하며 표피적 현상에 좌우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