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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북의 소리]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난다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7/19 15:50 수정 2015.07.19 15:50

▲    房 玘 泰 편집국장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난다’로 시작하는 는 아리랑은 우리민족의 집단창작품(集團創作品)이다. 이 ‘아리랑’을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신규종목으로 지정을 예고했다. 아리랑은 올해 1월 문화재보호법이 개정된 이후 보유자나 보유단체 없이 중요무형문화재로 등록되는 첫 사례다. 문화재보호법이 중요무형문화재를 지정할 때 특정 보유자 혹은 보유단체가 없어도 인정하도록 규정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예고보다는, 그 어떤 일을 추진함에서 ‘십리는커녕 일리도 못가서 발병 나서 못가거나, 발병이 나더라도 삼천리(三千里)까지라도 가야할 것을 보고자 한다.
 괭이부리마을 쪽방체험관이다. 이 마을은 국내 대표적인 쪽방촌이다. 쪽방촌은 가난의 상징이다. 인천 괭이부리마을에 외부인 생활체험관이 들어서려 하자 주민들이 집단 반발했다. ‘가난의 상품화’ 지적에 구의회는 주민의견 수렴 부족이라는 이유로 조례안을 부결했다. 일리는커녕 반리도 못가서 폐기되었다. 괭이부리마을은 김중미 작가의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이 된 지역이다. 인천시 동구청장은 쪽방촌 체험관 건립 조례안이 무산된 이후 이를 추진한 직원을 칭찬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물신숭배는 악마의 배설물’이라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대 세계 자본주의의 물신숭배 풍토를 다시 한 번 강도 높게 비난하며, ‘인간의 얼굴을 가진 경제모델’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반리도 못간 가난의 상품화가 구청장이 못내 아쉽다고 해도, 교황의 말씀을 경청하기 바란다.
그 다음은 십리보다 백리 천리라도 가야할 것을 보자. ‘헌법파괴자 인명사전’이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헌법을 파괴·유린한 사람들을 기록하는 ‘인명사전’인 <반헌법 행위자 열전>(가칭)이다. 성공회대 민주자료관(관장 한홍구)과 평화박물관(대표 이해동)은 광복 70주년 제헌절을 맞아 헌법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고 현대사를 왜곡한 반(反)헌법 행위를 기록하기 위해 <반헌법 행위자 열전>을 편찬한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한국 현대사에서 반헌법 행위를 한 자들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검증한 뒤 이를 ‘열전’ 형식으로 남겨 역사의 법정에 세우겠다는 취지이다. ‘친일인명사전’과 함께 청사에 빛을 발할 것이다.
또한 십리도 못가서 발병이 나도 원래대로 되돌려서 국민서정가요인 아리랑을 불러서, 한민족의 인간성과 정체성을 살려야할 것을 살펴보자.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자살(自殺)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 3명 중 1명은 우울증상을 보였다. 보건복지부의 ‘2014년 노인실태조사’ 결과이다. 65세 이상 인구의 증가속도가 빠른 가운데 노인 빈곤율은 2011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이는 한국노동연구원의 발표이다. 더구나 아리랑에서 지우고 싶은 것도 있다. 제자를 야구 방망이로 때리고 인분까지 먹인 대학 교수가 구속되었다. 피해자는 교수가 되려고 가혹행위를 견딘 현대판 노예 같다.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경기도 모 대학교 교수 A(52)씨를 구속했다. 진중권 교수는 ‘인분교수’를 대한민국 범죄사에 길이 남을 ‘사이코’라고 평가했다.
그다음에 최저임금을 못 받는 근로자가 사상 최대인 232만6천명에 달했다. 최저임금을 위반해도 제재 받는 사업주는 1%에도 못 미쳤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의 발표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직원들의 하계휴가를 적극 권장했다. 최저임금도 못 받는 판에 난데없는 여름휴가 권유란 말인가. 우리나라가 공무원의 휴가로써 내수를 진작하는 나라인가. 이런 진작은 반리도 못 간다. 최저임금자도 여름휴가를 즐기고 싶다. 주 5일제 도입됐는데도 국민 81.3%가 피곤하다. 통계청이 ‘2014년 생활시간조사’ 결과 발표이다. 여름휴가보다 피곤하여, 그냥 쉬고 싶을 뿐이다.
국민 서정가요인 아리랑을 부르기엔 놀랍고 기이한 일 그리고 생명을 노린 일도 발생했다. 우선 생명부터보자. 마을회관서 마신 사이다에 살충제 검출이다. 입에 거품을 물고서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죽기도 했다. 경북 상주 마을회관에서다. 기이한 일은 성 정체성 혼란 의사가 스스로 성기를 절단했다. 조선시대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의 애절양(哀絶陽)의 일부분이다. 自古未聞男絶陽(자고미문남절양)/사내가 제 양물 잘랐단 소리 들어본 적 없네. 磨刀入房血滿席(마도입방혈만석)/남편이 칼 들고 들어가더니 피가 방에 흥건하네.’ 성기절단에서 조선시대는 가렴주구(苛斂誅求) 때문이다. 가렴주구에서 지금은 없는가. 있다. 담뱃값이다. 그런데, 의사의 성기절단을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김수영)로 설명이 가능할까.
‘4·19가 나던 해 세밑...어리석게도 우리는 무엇인가를/정치와는 전혀 관계없는 무엇인가를/...그로부터 18년 오랜만에...혁명이 두려운 기성세대가 되어/넥타이를 매고 다시 모였다...’(김광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다시 모여, 어리석게도 우리는 국민서정가요인 아리랑을 불러야할까. 아리랑 가락에서 반리도 못가서 발병이 나야겠다는 생각의 정답이 무엇일까. 그렇지만, 왠지 ‘세상의 근심을 먼저 걱정하고 세상의 즐거움은 나중에 누린다’는 선우후락(先憂後樂)의 아리랑을 부르고 싶을 지경이다. 이제 당국이 답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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