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일간경북신문

‘쉰 음식’ 올린 정치권에 ‘설 민심’ 냉동고..
정치

‘쉰 음식’ 올린 정치권에 ‘설 민심’ 냉동고

김상태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3/01/24 17:42 수정 2023.01.24 17:43
“시민 등 포항 국회의원 불신… 반쪽짜리 의원”
TK의원, 중앙서 존재감 미미
정쟁 날 새우는 정치권 비판

이번 설 연휴 민심의 최대 화두는 ‘정치 불신’과 ‘민생 안정’ 이였다. 여야의 정쟁과 경제적 어려움 같은 불안하고 불편한 이슈들이 설 밥상머리의 소재로 오른 것이다. 설 연휴가 끝나는 24일 민심은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에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민생은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고, 정치는 어느 때보다 혼탁해졌기 때문이다. 설 밥상에 모인 포항시민들은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 피해와 비극이 아직까지도 아물지 않아 가슴 아파했고,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면서도 정쟁으로 날을 지새우는 정치권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역 정가에선 “정치인들이 덕담과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악담과 쉰 음식을 밥상에 올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현역 국회의원들이 겸직하고 있는 당협위원장과 핵심 당원들 간의 불신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1지방선거에서 보여준 지역 국회의원들의 ‘낙하산· 막장 공천’에 대한 후유증으로 보인다.
당시 공천에서 배제된 후보들은 여의도 중앙당사를 찾아 지역 국회의원들을 규탄했고, 지지자들은 경북도당과 당협위원회 사무실을 찾아 집회를 진행하며 강하게 충돌을 빚기도 했다. 특히 포항시장 공천을 두고는 ‘진흙탕 싸움’까지 번졌다.
경북은 전통적으로 국민의힘 ‘텃밭’으로 알려졌다. 내년 4월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경북지역 13개 지역구에서 새로운 국회의원을 선출한다. 13개 지역구엔 초선의원이 절반이 넘는 7명이며, 재선의원은 6명이다. 이렇다 보니 과거에 존재했던 TK(대구경북)의 맹주였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이들은 중앙 정치 무대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일부 부정적인 평가 속에 공천에서 얼마나 생환하게 될지도 최대 관심사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불거진 국민의힘 공천 잡음으로 개혁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고, 윤석열 정부 법조계 인사들이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혼전 양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포항 한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인 한 인사는 새해 들어 빨라진 총선 시계에 행보가 부쩍 분주해졌다.
이 인사는 설 연휴 기간 지역을 찾아가 당원들을 만나보니 “(당원들이)당협위원장을 우습게 보고 있다. 심지어 보수 연대를 만들어 (차기총선에서)심판해야 한다”며 “두명의 국회의원이 서로 대립하고 있는 반쪽짜리 의원이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지역 경제를 이끌고 있는 포스코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포스코가 양 국회의원을 우습게 본다. 시장도 각을 세우고 있지만 이 또한 우습게 보고 있다”며 정치력· 소통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지역민들은 유례없는 고물가 시대에 어느 때 보다 팍팍해진 삶의 고단함을 호소하며 민생안정과 정치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포항의 A 시의원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는 정책에 대해 농어촌을 살리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컸다”고 전했다. B 시의원은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3고 현상의 지속과 하락한 농축산물가격, 여기에 농어촌의 인력난은 상대적 박탈감을 더욱 심화 시켰다”고 전했다. 또 前 포항시장은 경북지역 국회의원들은 민생은 돌보지 않은 채 출구 없는 정쟁을 벌이는 여야 정치권 정쟁에 몰두하고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윤심(윤석열대통령마음) 팔이 경쟁을 펼치는 모습에 우려가 컸다고 설 민심을 전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덕담과 맛있는 음식을 나눠야 할 설 밥상에 악담과 쉰 음식만 올라와 착잡하다”면서 “포항지역 국회의원들의 불신과 무당층이 유난히 많다는 건 정치의 위기를 말해주는 위험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일간경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