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서울 지하철 역사 내 독도 조형물 철거를 두고 또다시 공방이 벌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지하철 역사에 있던 독도 조형물이 철거된 점 등을 들며 윤석열 정부의 독도 지우기와 관련한 진상조사단을 구성하라고 전날 지시하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여당에 반일 프레임을 씌우더니 이제는 독도 지우기라는 이름으로 서울시까지 끌어들이려 한다"며 이 대표를 비판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는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느냐"며 "내년이면 광복 80주년인데 이재명 대표의 언행을 보면 까마득한 과거 속을 헤매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서울 안국역 등 서울 지하철 역사와 전쟁기념관에 있던 독도 조형물이 리모델링을 위해 잠시 철거됐다.
오 시장은 "(이 대표는) 언제까지 괴담에 의지하려 하느냐. 독도 모형 리모델링을 지우기라고 우기는 상황이 황당하다"며 "국내·국제적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제1야당의 대표가 있지도 않은 허상 때리기에 골몰하는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하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과거에도 광우병 괴담, 사드 괴담에 편승해왔지만 사실무근으로 드러난 이후 어떤 정치적 불이익도 받지 않았다"며 "1년 전 일본 오염수 방류 당시 이 대표는 제2의 태평양 전쟁이라는 말까지 했지만 근거 없는 것으로 드러난 후에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이어 "결국 이 대표는 괴담정치를 하는 것이 이익이 된다는 경험적 판단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외교를 국내정치에 이용하는 저열한 행태는 사라지고 진정한 국익 관점에서 외교를 외교답게 하는 정치 지도자가 더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일부 역사 내 독도 조형물 철거와 관련해 "특별한 목적이나 순서에 대해서 그런 의미는 없다"며 "혼잡도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역 안에 있는 시설물을 철거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독도 지우기'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 착수하자 "정부는 독도를 지운 적이 없는데 무슨 진상을 조사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TV 조선 앵커출신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정부는 매년 2차례 독도 지키기 훈련을 하고 있고, 독도 조형물 철거와 관련해서도 일부 시설물이 노후화돼 철거된 것은 사실이나 이를 보수·제작해 다시 설치할 계획"이라며 "노후 전시물 교체까지 친일·매국 같은 단어를 써가며 정치 선동의 소재로 삼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