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에는 듯한 강추위가 이어진 주말 전국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탄핵 반대 국가비상기도회는 전날 대구를 포함해, 서울, 인천, 대전, 부산,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 광장에서는 이날 영하 1도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탄핵 무효’'윤석열 석방’ 등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동대구역 광장으로 이어지는 대구도시철도 1호선 동대구역에서부터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는 동대구역 광장, 코레일 철도역인 동대구역사 내까지 몰려들었다.
집회 참여 인원은 5만 2000여 명으로 경찰이 추산했다.
지난주 부산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보다 4배 더 많은 수치다.
경찰 관계자는 “대구에서 단일 집회 참석 인원으로는 역대 최대급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는 여당 소속 지역 정치인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오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현장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국민의힘의 윤재옥(대구 달서을)·이만희(영천청도)·추경호(대구 달성)·강대식(대구 동구군위을)·김승수(대구 북구을)·권영진(대구 달서병)·이인선(대구 수성을)·정희용(고령성주칠곡)·이달희(비례)·우재준(대구 북구갑)·조지연(경산) 의원, 김장호 구미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철우 지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리 지역에서 대규모 집회를 하는데 혼자서 따뜻한 방안에 있을 수 없었다"며 "지역민들에게 간단한 인사말만 건네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가 집회 단상 위에 오르자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내지르며 그를 반겼고, 이 지사는 애국가 1절을 부르며 인사를 대신했다.
이어 단상에 오른 한국사 일타 강사 전한길씨는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하고 행정부와 국가 시스템을 마비시키려는 민주당이 내란의 주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감추어졌던 언론의 행보, 법치와 공정, 상식을 무너뜨린 공수처와 (서울)서부지법, 편파 재판부로 구성된 헌법재판소의 실체를 알려준 계몽령"이라며 "모든 국민이 헌법재판소에 속았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헌법재판소(헌재)는 오는 11일과 13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7·8차 변론기일을 열고 12·3 비상계엄 전후 상황과 부정선거 의혹에 관한 관련자 8명의 증언을 듣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11일 오전 10시부터 탄핵심판 7차 변론을 열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백종욱 전 국가정보원 3차장과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이 전 장관과 신 실장은 국회와 윤 대통령 양측이 모두 신청했다. 증인신문은 주신문과 반대신문을 두 번씩 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양측은 이 전 장관 증인신문에서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전에 열린 국무회의에 관해 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이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했는지에 관한 질의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9월까지 국방부 장관을 지낸 신 전 실장에게는 계엄과 관련한 사전 모의가 있었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장과 백 전 차장의 증인신문에서는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이뤄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2023년 10월 국정원이 선관위 전산 장비를 점검한 결과 문제가 많이 발견됐고, 이에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선관위에 군 투입을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13일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8차 변론에는 조태용 국정원장(오전 10시30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오후 2시), 조지호 경찰청장(오후 3시30분)과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오후 5시)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조 원장과 김 전 청장은 윤 대통령 측, 조 청장은 국회 측 신청 증인이다.
조 원장 증인신문에서는 정치인 체포 지시에 대한 공방이 이어질 예정이다.
비상계엄 당시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주요 인사 체포조 운영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두 사람은 이와 관련된 질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성현 단장은 헌재가 직권으로 채택한 증인이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