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권 주자로 꼽혔던 수도권 4선 중진 안철수 의원이 2일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됐다.
TK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의원은 이공계 출신으로서 의사·대학교수·아이티(IT)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을 두루 경험하신 분으로 과감한 당 개혁의 최적임자”라며 이같이 발표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이어 “대선 패배를 포함한 지난 과오에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국민의힘이 승리하는 야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혁신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3대 활동 방향으로 △근본적 당의 근본적 변화를 추진할 혁신안 마련 △야당다운 비판과 견제 역할 수행 △ 유능한 정책 전문 정당 추진 등을 제시했다.
또 혁신위원회 출범에 대해선 “활동 방향과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지금 하고 있는 중이고, 혁신위원 선임이 안 돼서 함께하실 위원을 선정하는데 우선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안 의원의 역할과 권한에 대해선 “그동안 당의 특별위원회 형식으로 기구 만들었을 때 의사 결정 체계를 운영해 온 사례가 있을 것이다. 그 부분을 고려해 운용하고,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혁신 방안이 잘 마련될 수 있도록 그리하여 국민으로부터 신뢰 회복할 수 있게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위에서 혁신안을 내더라도 향후 전당대회서 선출된 당 대표가 받지 않아 무산될 우려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혁신하자는 의지에 있어서는 시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당 구성원 총의 모아 의지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전당대회 과정도 대표와 최고위 후보자들이 혁신하기 위해 각자 많은 생각들이 있을 것이고 그런 부분을 다 모아 새 당 지도부와 이 부분이 잘 실천될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인선 발표 후, 안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사망 선고 직전의 코마 상태에 놓여있다”며 “이번 대선 패배는 정당으로서 가장 큰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현재의 당 내부 상황에 대해 “악성 종양이 이미 뼈와 골수까지 전이된 말기 환자여서 집도가 필요한데도 여전히 자연치유를 믿고 있는 모습”이라며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건강한 야당의 존재가 자유민주주의에서 가장 필요한데도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국민의 외면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또 자신이 의사 출신임을 강조하며 “저 안철수가 메스를 들겠다”, “보수정치를 오염시킨 고름과 종기를 적우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찬성한 개혁 이미지이면서도 지난 대선 당시 김문수 후보를 적극적으로 도와 탄핵 반대파도 거부감이 적다는 평가다. 앞서 안 의원은 전날 송 비대위원장을 만난 후 취재진에게 “송 비대위원장에게 혁신위가 생기면 대선 패배에 대한 백서부터 써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이날 안 의원의 인선에 대해 박수민 원내대표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안 의원을 내정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며 “송언석 비대위원장이 안 의원의 결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고, 안 의원 본인도 많은 고민 끝에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그간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박 비서실장은 “진정한 혁신가가 필요했고, 안 의원은 혁신의 상징이자 정치적으로도 중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외부 인사 영입도 검토했지만 정치와 혁신 양쪽 모두 깊이 이해하는 인물은 드물며 그런 점에서 안 의원이 적임자라고 박 비서실장은 설명했다.
혁신위 구성에 대해선 “당연히 위원장에게 전권이 주어지지만 위원장께서 공식 취임하면 비대위와 상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 내 출범 여부에 대해선 확답을 피하면서도 “내정자께서 혁신위 활동을 하루도 늦출 수 없어서 발 빠르게 시작할 것”이라고 답했다. 과거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이 제안한 개혁안이 수용되지 못한 전례가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논의가 무산됐다기보다는 연기된 것으로 본다”며 “김용태 위원장이 제안한 내용도 보수 정당 리셋 과정에서 논의될 수 있다”고 답했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