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둔 공식 선거운동이 21일 0시를 기점으로 전국에서 일제히 시작됩니다. 의성군 역시 예외는 아니죠. 곳곳에서 유세 차량 제작이 마무리되고, 후보들의 선거사무실에도 긴장감이 짙게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전국적으로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분위기도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며 다소 잦아드는 모양새지만, 조용해졌다고 해서 그것이 곧 승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공천 과정에서 상처받고 실망한 지지자들과 주민들은 결국 자신들의 표로 지친 앙금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기자가 살고 있는 의성군은 경상북도에서도 대표적인 보수 성향 지역이며, 대한민국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강력한 세력권 안에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선거 때마다 국민의힘 공천을 받기 위한 경쟁은 치열합니다. 실제로 의성읍 시내 곳곳을 둘러보면 붉은색으로 물든 선거사무실들이 요충지마다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유독 눈길을 끄는 건물이 하나 보입니다.
의성읍 초입 로터리 인근. 붉은색 일색의 풍경 속에서 파란색 홍보물이 걸린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의성군의회 (가)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우정 후보의 선거사무실입니다.
색깔 자체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어느 후보의 자질이 더 뛰어난지 함부로 판단할 생각도 없습니다.(가) 선거구의 다른 후보의 흠집을 꺼내놓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조화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의성군은 지난 12년간 사실상 군수 중심의 독주 체제가 이어져 왔습니다. 물론 그것 또한 주민들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긴 시간 권력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주변에는 측근 구조와 익숙한 관계망이 형성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지금 의성군 곳곳에서 제기되는 여러 문제들은 결국 견제 기능의 부재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의성군 행정을 견제하는 핵심 기관은 의성군의회입니다. 그리고 그 의회가 건강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건강한 긴장감과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요.
일부 군의원들은 군의원의 자리를 군민을 위한 책무가 아니라 생계형 자리처럼 인식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주민들이 군의회를 향해 실망과 냉소를 보내는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습니다.
몇 해 전으로 시계를 돌려보면 의성의 분위기는 지금과 조금 달랐다는 이야기를 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임미애 의원이 있을 때는 지금처럼 주민 간 갈등이 깊지 않았던 것 같다.”
“행정도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흘러가진 않았다.”
이런 이야기들이 지역 곳곳에서 들립니다.
물론 임미애 의원 개인의 역량도 있었겠지만, 당이 다른 의원의 존재 자체가 지방행정에 미치는 영향은 개인의 능력을 넘어서는 부분이 분명 존재합니다.
그래서 김우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존재가 의미를 갖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4년간의 군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고향 의성에 머물며 지역의 현실을 직접 지켜본 사람. 그리고 의성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이야기하려는 사람. 적어도 그런 역할 하나만으로도 존재의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요.
붉은색 일색의 지역에 파란색 하나가 “물을 흐린다”라고 생각하기보다, 혹여 바래가는 빨간색이 있다면 그것을 바로잡는 또 하나의 꾸밈의 색으로 바라봐 주었으면 합니다.
서로 다른 색 하나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긴장감은 생깁니다. 그리고 그 긴장감은 결국 행정을 더 조심스럽게 만들고, 권력을 더 낮아지게 만듭니다.
의성군 주민들에게 조심스레 묻고 싶습니다.
임미애 의원과 김우정 후보의 의정활동은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가를...
자신과 가족, 혹은 개인의 이해관계를 위해 움직였던 정치인으로 남아 있는가. 아니면 의성을 위해 조금 더 뛰고, 조금 더 목소리를 냈던 사람으로 기억되는가를 말입니다.
이제는 의성도 조금은 틈을 넓혀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이 조금만 더 열리기를 바랍니다.
그 문틈 사이로 인사 정도는 주고받을 수 있는 아량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각각의 후보들이 얼마나 뛰어난 정치인인지는 아직 누구도 단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색의 물고기만 헤엄치는 호수보다, 여러 색이 함께 어우러지는 호수가 더 건강할 수도 있습니다.
정치의 건강함은 같은 색의 반복보다 서로 다른 색과 시선이 공존할 때 더 선명해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혹시 모르지 않겠습니까.
의성이라는 붉은색 일색의 호수에, 언젠가는 무지갯빛 물결이 번질지도...!
박효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