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2심 무죄 판결에 불복, 지난달 24일 상고하면서 임 교육감 재판은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다시 판단을 받게 됐다.
이에 내년 6월 고위공직자인 경북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임 교육감은 2018년 교육감 선거에서 공무원에게 선거운동 대가를 대납하게 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됐고, 1심 재판부는 임 교육감에 대해 "법정에서 한 증언을 토대로 뇌물수수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며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3천5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수사 개시의 단서가 된 휴대전화 전자정보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며 "위법수집증거가 아니라고 가정하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가 어렵다"며 임 교육감 등 피고인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8일 법조계 관계자는 “최종심인 대법원 선고는 일반적으로 판결까지 3~6개월 정도 소요되기에, 임 교육감 대법원 최종 선거는 이르면 ‘가을(9~11월)’로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다만, 재판부의 일정 쟁점 복잡도(증거능력 판단 등)에 따라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이같이 임 교육감의 도덕성 문제가 차기 선거에 변수로 등장한 가운데, 국민 10명 중 6명은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에서 ‘탈세·재산증식 문제’등 도덕성을 가장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4일 발표한 7월 첫 정례 여론조사 결과(7월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한 무선전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에서 자주 거론되는 문제 중 가장 용납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탈세·재산증식 문제’를 꼽은 응답자가 61%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동산 문제’(37%)가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병역 문제’와 ‘전관예우 문제’(각 21%), ‘입시·취업 문제’(16%), ‘논문표절’(12%), ‘기타’ 3% 순이었다.
의견을 유보한 ‘모름/응답거절’은 11%였다. 특히 TK(대구·경북)에서는 ‘탈세·재산증식 문제’를 꼽은 유권자가 62%로, 전국 평균보다 많았다. 이어 ‘병역 문제’와 ‘전관예우 문제’ 19%, ‘입시,취업 문제’ 14%, ‘논문표절’ 11%, 기타 3%로 순으로 집계됐다. 고위공직자의 도덕성은 과거 여러 인사청문회 관련 조사에서도 지속적으로 '용납 불가 문제' 상위에 올랐던 주제다.
2022년 윤석열정부와 2019년 문재인정부 당시 진행된 같은 조사에서도 1·2위는 탈세·재산문제, 부동산 문제였다. 다만, 윤 정부에서는 입시·취업이 32%로 3위, 표절 등 연구부정행위 20%, 병역문제 15% 순이었다. 문 정부 당시는 취업비리 33%, 병역 기피 26%, 위장전입 11%, 논문표절 5% 순이었다.
과거보다 이번 정부 들어 '입시·취업' 문제에 대한 국민 민감도가 낮아지고, 대신 '병역과 전관예우' 문제의 민감도가 높아진 것이다.
성별로는 ‘병역 문제’에 대해 남성(26%)이 여성(16%)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연령별로는 ‘부동산’과 ‘입시·취업’ 문제를 20대가 상대적으로 더 문제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임 교육감은 취임 7주년을 맞이한 성과보고회에서 교육감 선거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경북 미래 교육을 위해서 교육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숙고를 하는 중”이라며 “지금은 경북교육 2기를 충실히 마무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해 사실상 출마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차기 교육감 예비후보자들은 임 교육감이 아직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승리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또 이들은 임 교육감이 이미 고위공직자로서 상당한 이미지를 타격받았다고 보고, 약점을 파고들며 민심(民心)을 호소하고 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도덕성이 최고 덕목인 교육감의 대법원 재판이 적격하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고, 현 교육감에 대한 비호감도가 점점 높아지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현재 차기 교육감 선거에는 지난 선거에서 2위를 기록한 마숙자 전 김천교육장이 출마 준비 중이다. 그는 두 번째 선거에 도전하는 만큼 과거의 전략을 보완해 이번에는 반드시 교육감을 거머쥔다는 각오다.
김성조 전 한국체육대학교 총장은 이미 출마를 확정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3번의 국회의원과 한국체육대 총장, 경북관광공사 사장 등을 역임해 정치권을 비롯 지역민과의 교감 등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시간이 충분한 만큼 상황을 주시하고, 상황이 결정되면 출마 선언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전 대구교육청 부교육감 임준희, 경북도 양금희 경제부지사등 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