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를 향한 국민의힘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공세가 안보와 부동산 정책, 장관 후보자 인사 검증으로 전방위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각각 사관학교 통합 추진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선을 정조준한 데 이어,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한 추가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연일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정기국회 초반부터 야권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와 인사 문제를 동시에 파고들면서 여야 간 대치 전선이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7일 정부가 추진하는 육·해·공 3군 사관학교 통합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 국방위 야당 간사인 임종득 의원이 주최한 ‘무너지는 국가안보, 사관학교 졸속 통폐합 대안’ 토론회에 참석해 “사관학교 통폐합의 최종 목표는 대한민국 국군의 힘을 빼는 국방 붕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이고, 한다고 해도 10년이 걸려도 모자랄 일을 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에 끝을 보겠다고 한다”며 정부의 추진 속도를 문제 삼았다.
특히 통합 후보지로 거론되는 자운대를 겨냥해 “그렇게 급하게 가겠다고 하는 곳이 활주로도, 항구도 없는 자운대”라며 “합동성은커녕 전문성마저 떨어질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장교를 양성하는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이 국방 농단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며 “정기국회에서 이재명 정권의 진짜 속내가 뭔지 낱낱이 알리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충북 청주의 공군사관학교를 찾아 사관학교 통합과 관련한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공군 장교 출신인 장 대표는 공군사관학교에서 교관으로 복무한 경험도 있다.
이와 함께 오는 11일에는 경남 창원의 해군사관학교를 방문해 통폐합 추진에 대한 현장의 우려를 청취할 계획이다.
수도권 중진의 같은당 나경원 의원도 사관학교 통합 문제를 정부의 안보·외교 정책 전반과 연결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나 의원은 “이 정부가 하는 일을 3개로 요약하면 안보 해체, 동맹 해체, 헌정질서 파괴”라며 “사관학교 해체로 기존 헌정질서 수호 세력을 다 교체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의 형인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가 광주 군 공항 앞에서 미 7공군 철수를 촉구하는 시위를 주도한 것을 거론하며 "정부·여당의 정책 기조가 반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나 의원은 또 김 상임대표를 정권의 ‘언더조직’으로 지칭하면서 “정책 기조가 결국 반미에 이른다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사관학교 통합 문제가 단순한 군 교육체계 개편을 넘어 한미동맹과 안보정책 논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홍지선 전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을 정조준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국토부 장관 인선을 “성남·경기 라인의 부동산 정책 점령”이라고 규정하며 “과감히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 정책 라인을 거론하며 이한주 정책특보와 홍 후보자의 관계에 주목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한주 정책특보는 경기연구원장, 홍지선 후보자는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이었다”며 “이 특보는 기본주택 등 이재명표 기본 시리즈의 설계자였고, 홍 후보자는 기본주택 정책의 실무자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최측근 그룹을 거론하며 “성남·경기 라인의 정무 원톱이 김현지 부속실장이라면 정책 원톱은 이한주 특보”라고 규정했다.
이한주 특보의 과거 부동산 관련 발언과 보유 부동산 문제를 거론한 데 이어 홍 후보자의 부동산 거래 의혹까지 함께 제기하며 인선의 적절성을 문제 삼았다.
정 원내대표는 “이한주·홍지선 내로남불 라인으로는 향후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국민적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의 공세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이어졌다.
그는 김 후보자를 둘러싼 신약 임상시험 부정청탁 의혹과 관련해 “청탁이냐 민원이냐가 본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신약의 안전성과 관련한 의혹을 거론하며 “국회의원이 ‘오빠’ 한마디에 도와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그 결과는 주가조작이었고 대주주들의 먹튀와 개미들의 피눈물만 남았다”며 김 후보자를 향해 “장관직을 당장 포기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김승원 후보자를 둘러싼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에, 새로운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공세에 가세했다.
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약사 대표와 브로커 양모 씨 사이에 오간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면서 “‘민주당 오빠들’이 더 나온다”며 “오빠 독약로비 게이트는 ‘민주당 오빠들 게이트’였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문자에는 제약사 대표가 임상시험계획 승인과 관련해 의원을 만나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 의원은 설명했다.
문자에는 양 씨가 “승원오빠”와 “최 의원님”, “송영길 의원” 등을 언급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만 공개된 문자에서 ‘최 의원’의 구체적인 이름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 의원은 이를 근거로 “승원오빠 말고도 민주당 오빠들이 더 나온다”며 관련 의원들의 역할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금전적 이익을 둘러싼 대화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브로커 양 씨가 김 후보자에게 식약처 승인 이후 8억에서 10억의 이익을 본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민주당이 오빠 독약 로비를 ‘공익’ 민원이라고 억지 쓰기로 결정했다”며 “국민들께서 문자메시지를 보고 판단해달라”고 했다.
한 의원은 “저런 사람이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팩트 공개야말로 진짜 공익”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야권의 공세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안보와 부동산, 인사 문제다.
장 대표는 사관학교 통합을 고리로 정부의 국방정책 전반을 겨냥했고, 정 원내대표는 국토부 장관 인선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라인을 문제 삼았다.
한 의원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의혹에 대한 추가 자료를 공개하며 인사청문 정국에 불을 지폈다.
특히 한 의원의 추가 폭로로 김 후보자 관련 의혹이 다른 민주당 인사들의 역할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문자메시지에 등장한 인물들의 실제 역할과 발언의 진위, 청탁 및 금전거래 여부 등은 향후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여권은 야권의 공세가 정기국회를 앞두고 정부 정책과 인사에 대한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정기국회 초반 여야 대치는 사관학교 통합 논란을 둘러싼 국가안보 논쟁, 국토부 장관 인선을 둘러싼 부동산 정책 논쟁, 김승원 후보자 의혹을 둘러싼 인사청문 공방이 맞물리면서 한층 거칠어질 전망이다.
야권이 각 사안을 개별 현안에 그치지 않고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의 방향성’ 문제로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여권이 어떤 반격 논리로 맞설지 주목된다. 김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