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김종인 대표의 사퇴를 막기위해 22일 서울로 급거 상경, 김종인 대표의 자택을 찾아 김 대표와 50분간 회동을 갖고 "당을 책임지고 이끌어달라"며 비대위 대표직 사퇴를 만류했다. 

 

김 대표는 문 대표의 만류에 대해 즉답을 하지 않고, 오후 3시 국회에서 열리는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약 50분간 김 대표와 만난 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 당 간판으로서 당을 책임지고 이끌면서 야권의 총선승리를 만들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종인 대표는 개인적으로 아무런 욕심없이 정권교체를 해내려면 더민주가 정말 야당다운 신뢰받는 당이 돼야 한다는 생각과 당을 변화시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당에 온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김 대표는 그동안 많은 일을 했고, 성과도 이뤘는데 마치 자신이 개인적 욕심으로 사심에 의한 결정을 한 것으로 매도당한 것에 대해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자존심이 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지금까지 정말 어려운 시기에 당 비대위를 맡아서 당을 살려놓다시피 했는데 마지막 마무리를 잘해줘야 지금까지 했던 일들의 의미가 돋보일 수 있다"며 "이른바 화룡점정을 잘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한 일이 허사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는 "김 대표가 오후 3시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비대위원에게 말하겠다고 했다"며 "마지막 결정을 어떻게 할 지 저도 모르겠지만, 열심히 말했기에 좋은 결정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 대표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아무 말을 하지 않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퇴)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아무런 욕심없이 오로지 당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는데 마치 '노욕'인 것처럼 모욕당한다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그런 마음을 풀기 위해 노력했다"며 "마지막 결정은 모르겠지만, 좋은 결정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 대표는 어려운 시기에 와서 당을 되살리는 역할을 했고, 그에 걸맞는 대접와 예우를 해야 마땅하다"며 "비례대표 역시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고자하는 노욕때문이 아니라 이번 총선을 경제민주화 화두로 치르는 간판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어 "총선 후에도 그 역할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국회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한 당 안팎의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고, 그런 부분들을 제가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올라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경남 창원성산의 더민주 허성무, 정의당 노회찬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김 대표를 만류하기 위해 급거 상경했다.

 

또 문 전 대표는 "내가 당 대표를 계속 했더라도 김 대표를 비례대표 상위 순번으로 배치했을 것"이라고 김 대표를 엄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