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잠실구장서 취임
LG 양상문(53) 감독이 ‘독한 야구'를 선언했다.
LG 트윈스 양상문 신임감독은 13일 오후 잠실구장 2층 VIP 룸에서 취임식을 갖고 새출발을 알렸다.
LG는 지난 11일 김기태 감독의 자진사퇴 후 공석이던 사령탑 자리에 양상문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기간 3년6개월에 계약금 포함 총 13억5000만원의 조건이다.
LG는 양 감독이 최하위에 있는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줄 최적임자라고 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사령탑을 맡았고 과거 LG에서 4년간 코치로 활약하며 LG 선수들과 유대관계를 형성한 것이 감독으로 선임한 이유다.
이날 취임식에서 LG 트윈스 남상건 사장과 주장 이진영에게 축하 꽃다발을 받은 양 감독은 “개인적으로 한없이 기쁘지만 후배 감독이 물러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4년 만에 현장 복귀를 하게 됐다. 그동안 와신상담을 하면서 부족한 점, 성공한 감독들의 장점 등을 나름대로 공부했다. 혹시나 하는 기회가 올까봐 대비했다.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걱정을 하고 있다.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약속을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 감독은 이날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첫 지휘봉을 잡는다.
◇양상문 감독과의 일문일답
- LG가 왜 감독직을 맡겼다고 생각하나.
“팀을 추스르는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본 것 같다. 아무래도 과거 4년간 LG에서 코치를 지내 호흡이나 유대관계 등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 우리나라 야구는 투수력이 좋아야 하는데 투수 쪽에서 좋은 평가를 해 준 것 같다. 또 롯데에서 짧은 기간 동안 감독을 했지만 그때 활약했던 선수들이 지금 롯데에 주축으로 있다. 그런 쪽에서 좋게 평가한 것 같다.”
- 현장 복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야구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해설위원을 하면서도 나 같으면 이런 작전을 쓸텐데 하면서 생각을 많이 했다. 성공하는 감독들의 전지훈련이나 선수단을 꾸리는 모습 등을 보면서 나름대로 준비했다.”
- 팀이 최하위에 있는데 분위기를 바꿀 계획이 있는지.
“당장 선수들이 (팀 성적, 김기태 감독 사퇴 등)주의환경 때문에 혼돈스럽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선수단의 정신적 안정이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집중을 하겠다. 새로 취임을 했지만 선수들을 다 알고 호흡을 맞췄던 선수들이다. 또 서로 연락하며 유대관계를 유지해왔다. 1군과 더불어 2군 선수들을 파악하는데 집중하겠다. 2군 선수들이 뒤에 처져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시간 날 때마다 2군을 찾아가겠다. 선수들도 신경을 써주면 희망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런 쪽에 시간을 할애하겠다.”
- 팀 성적이 최하위인데 목표는.
“길은 멀고 수치상으로 쉽지 않다.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간다는 생각으로 하겠다. 멀리 보면 힘들기 때문에 하루 하나씩 올라가야 정상에 올라갈 수 있다. 미리 ‘높이'를 보지 않겠다. 멀지만 천천히 가겠다. 벌써부터 목표를 설정해 급하게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다.”
- 어떠한 야구를 할 계획인가.
“야구라는 것이 변수가 많다. 기본적으로 안정화가 되려면 당장은 베스트 나인을 변화없이 가겠다. 개인적으로 추구하고 싶은 야구는 깨끗한 야구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점수 차이에 상관없이 이기든 지든 독하게 하는 야구를 하겠다. 뜻대로 될지 모르겠지만, 독한 야구를 해보겠다. 선수들이 느낄 수 있도록 몸으로 보여줄 생각이다. 또 올 시즌은 5할 승률로 올라가기 전까지는 득점이나 홈런에 선수들을 맞이 하러 나가지 않겠다. 그 시간에 코치들과 다음 작전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여유가 없을 것이다. 끝내기 상황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축하는 생략하겠다. 1분 1초가 중요하다.”
- 롯데 시절과 다른 점은.
“롯데에서 감독을 맡은 당시에는 미래를 보고 팀을 리빌딩하는 목적이었다. 지금 LG는 그때와 다르다.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하겠다. 나는 야구 잘 하는 선수를 좋아한다. 신인 선수이든, 나이가 마흔살이 넘은 선수이든 야구장에서는 잘하는 선수를 기용해야 한다. 이미지 때문에 아무나 집어넣는 무책임한 행동은 하지 않겠다. 기존의 베스트 나인을 뛰어넘을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반드시 기회를 줄 것이다.”
-롯데 시절과 지금 한국 야구의 변화는.
“당시에는 이변이 없는 경기를 했다. 그러나 올 시즌 같은 경우는 너무 예측이 안되는 경기가 많이 나온다. 그런 점이 좀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9구단, 10구단이 창단되면서 어느 정도 예상이 됐던 부분이다. 3~5년 정도는 과도기라고 생각하고 이해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 포수 영입이나 트레이드 계획은.
“기존 최경철과 윤요섭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 우리 팀에 포수를 준다거나 트레이드는 힘들 것으로 본다. 부족한 부분은 훈련을 통해 채우고, 여러 가지 측면에 대해 생각해보겠다.”
- 현재 LG가 최하위에 있는데 몇 위로 예상했었나.
“시즌 초반 LG를 3, 4위 정도로 봤다. 지금도 그런 생각에는 변함없다. LG의 성적이 안 좋은 이유는 시즌 초반 경기가 안 풀리면서 꼬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력 때문이 아니었다. 마음이 급해지면서 선수단이 갈 길을 잃었다. 패수가 많기는 하지만 실력으로 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추스를 시간이 있다고 본다.”
- 현재 팀 전력은 어떻게 생각하나.
”타자는 걱정하지 않는다. 투수들의 자책점에 대한 부분을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 포수들의 부상 등이 맞물리면서 좋지 않았다. 김정민 코치와 함께 단기간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을 찾겠다. 투수 로테이션에 대한 변화는 없다. 5선발은 임정우와 신재웅 등 두 선수가 있다. 둘을 보고 평가하겠다. 신정락이 회복돼서 합류하면 다시 한 번 5선발에 대한 생각을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