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배구가 안방에서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다. 불과 사흘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2016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에 출전한 남자 배구 대표팀은 초반 6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일본에서의 1주차 경기에서는 쿠바와 핀란드를 끝까지 괴롭히긴 했지만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그래도 강팀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면서 2주차 캐나다 원정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의 결과는 좋지 않았다. 1승 상대로 꼽았던 포르투갈에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것은 과정을 떠나 실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심지어 최근 11년동안 패한적이 없었던 중국에도 세트스코어 1-3으로 고개를 숙이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이러다가 배구 성지로 불리는 장충체육관에서 망신만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흘러나왔다.
서울로 돌아온 한국은 확 달라진 경기력을 뽐냈다. 서울 시리즈 첫 경기였던 지난 1일 체코전 무실세트 승리로 기세를 올리더니 하루 뒤에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진출팀인 이집트마저 풀세트 접전 끝에 격파했다.
피날레도 완벽했다.
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네덜란드전에서 3-2(25-16 22-25 21-25 25-21 18-16)의 짜릿한 역전승을 챙겼다.
세트스코어 1-2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지만 뒷심이 돋보였다. 4세트를 25-21로 정리한 한국은 세 차례 듀스 승부가 벌어진 마지막 세트마저 18-16으로 따내며 경기장을 들끓게 했다.
네덜란드 주장 야스프르 디펜바흐마저 "한 주에 3경기에서 이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릴 정도.
김남성 감독은 "3연전의 힘든 경기를 이긴 것은 13명의 선수들이 한 팀이 되었다는 것"이라면서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 감격스러운 결과"라고 흡족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