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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권용래"빛의 정원"주제로 개인전 열어..
사회

권용래"빛의 정원"주제로 개인전 열어

운영자 기자 입력 2016/07/20 16:34 수정 2016.07.20 16:34
▲     © 운영자

 

"나의 작품은 평면을 바탕으로 한다. 그 위에 다운라이트에 의한 빛과 그림자로 형태를 부여한다. 나에게 있어 작품이란 어둠을 만드는 일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작가 권용래는 '불꽃의 일루젼'을 만들어낸다. 20일 서울 회현동 금산갤러리에서 '빛의 정원'을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그림자와 반사된 빛이 한 몸 처럼 붙어 물결처럼 흐드러지는 입체 부조 11점을 선보인다.
전시장에 걸린 작품은 흔들리는 바다 물결같기도하고, 타오르는 불빛처럼 보이기도 한다. 양쪽에서 조명을 동시에 비춘 작품에는 힘찬 날갯짓을 연상시키는 비둘기 형상도 보인다.
 2002년 성곡미술관에서 연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난 14년간 빛을 활용한 작품을 지속하고 있다.
 화려하면서도 끝없이 확장되는 빛의 파동이 압권인 작품은 가난때문에 시작됐다.
 작가는 대학 시절 지하실에서 작업생활을 했다. 어두컴컴한 공간에 빛이 들어올 만한 구멍이라고는 작은 환기구 하나. 그 작은 창을 통해 바깥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발만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어둡던 공간에서 은박지 조각이 반짝이는 것을 봤다. 그 때의 경험이 강렬했다. '빛이 반사된 모습은 물감으로 재현했던 그 어떤 형태보다도 그가 표현하고 싶은 것'이었다.
 이후 깡통 뚜껑, 알루미늄 조각 등의을 이용하며 실험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레이저 커팅한 스테인리스 유닛을 선택했다.
 입체부조설치를 오가는 작품은 '통섭의 미학'이다.
 조명이 꺼지면 캔버스 위에 직각으로 꽂혀있는 스테인리스 오브제들이 조각처럼 도드라지고, 불을 켜자면 오묘한 색채와 형태가 신비함을 선사한다.
'빛'을 작품의 주재료로 작가도 작품을 통제 못한다. 전시장에 걸리는 순간, 스스로도 예상치 못했던 광경을 체험한다고 했다. 빛은 바람처럼 움직이는가 하면, 따뜻한 적막감도 보여주며 변하기 일쑤다. 규정할수 없는 모순적 상황을 연출하는 작품은 '정답이 없는 삶'에 대한 이야기다.
 최정윤 독립큐레이터는 "권용래는 작품을 통해 비우는 행위를 통해 채워지는 인생의 진리를, 또는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것의 아름다움에 관해 말한다"며 "동시에 비우고, 또 채워지는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함을 알려주는 노동집약적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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