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 유출을 막기 위해 원자로 내부에 설치하는 철판이 안전성 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7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원자력발전소 안전관리실태를 공개했다. 감사는 원자력안전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원자력안전재단,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을 대상으로 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고리 3·4호기 원자력발전소 격납건물 안에 설치된 철판(라이너플레이트) 380곳은 기준보다 얇은 두께로 관리되고 있었다. 원자로 방사능 유출 방지를 위해 설치하는 이 철판의 두께는 최소 5.4㎜가 돼야 한다.
감사원은 한수원의 철판 두께 계산방식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수원은 철판과 그 위에 칠한 도장의 두께를 함께 측정한 값에서 도장 두께 예상값 0.2㎜를 일률적으로 빼는 방식으로 철판 두께를 계산했다.
이 방식으로는 철판 두께가 실제보다 두껍게 측정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 조사 결과, 실제 도장 두께는 최대 0.87㎜에 달하했고 0.5㎜를 초과한 부분이 365곳 중 59곳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이에 금속 두께만 측정하는 방식으로 철판 278곳을 다시 잰 결과, 한수원이 기준을 충족한다고 판정됐던 철판 65곳이 허용두께인 5.4㎜를 넘지 못했다.
감사원은 이를 바탕으로 철판 두께가 허용두께보다 부족한 것으로 확인된 65곳에 대해 안전성 보강방안을 마련하고, 철판 두께 측정방식을 보완하는 등 정확도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한수원 원장에게 통보했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원전시설의 내진설계 및 침수예방 대책이 미흡한 점도 지적했다.
우선 한울 1·2호기 액체폐기물 저장고 등 내진설계 대상인 22개 원전시설에 내진설계가 되지 않았고, 고리 2호기 등 5개 시설은 관련 서류 미비로 내진성능을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한빛 3·4호기 순환수 취수 건물 등 59개 시설은 2016년 내진기준이 강화되기 전에 준공돼 상향된 내진성능을 확보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내진설계가 되지 않았거나 현행 내진기준에 미달할 수 있는 원전시설에 대해 내진성능을 평가하고, 내진성능을 확인할 수 없는 5개 시설에 대해서는 관련 서류를 확보하도록 했다.
감사원은 한수원이 2012년 고리 원전 침수사고에 대비해 10m 높이로 해안에 방파제를 세웠지만 적정성을 검토한 결과 최고해수위가 최대 17m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하고 대책 마련을 통보했다.
또한 한수원은 고리 3·4호기 냉각수 취수펌프 시설이 방파제 바깥에 있어 침수될 경우 냉각수 공급에 차질이 생길 우려에 대해서도 지적받았고, 감사원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