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애(52·사법연수원 19기)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작금의 사태에 대해 법관으로서 28년간 봉직한 저로서는 너무나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영진(57·사법연수원 22기) 헌법재판관 후보자도 "안타깝고 참담하게 생각한다"며 사법개혁 필요성에 동의를 표시했다.
이들 후보자는 11일 국회에서 각각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법부 상황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은 정권과 우호적 관계 형성을 위해 일제 강제징용 판결을 지연시켰다는 등 '재판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당시 법원행정처장들이 2013년과 2014년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만나 소송 처리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실장이 부른다고 처장 두 명이 공관으로 가서 비밀회동을 했다"며 "그 자체로 사법부 독립을 본질적으로 침해한다"고 말하자, 이은애 후보는 "동의한다"고 답했다.
실제 강제징용 사건은 대법원이 2012년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취지로 파기환송한 후 다시 2013년 8월에 상고심이 접수됐지만 5년간 계류돼 있다. 고령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있다.
이 같은 지적에 이은애 후보는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며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은애 후보는 '사법농단', '재판거래' 의혹이라는 말을 듣는 상황에 대한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의 물음에 "부끄럽다"면서 "(재판거래는)있어선 절대 안 되는 일이고 그런 의심조차도 있어선 안 된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영진 후보도 "법원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안타깝고 참담하게 생각한다"며 "(법원에서)세차례 진상조사를 한 바 있는데 미진해서 수사가 진행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언급할 사안은 아니지만 사법부 신뢰가 많이 실추되고 있어 빠른 시일 내 (검찰)조사가 완료돼 일선 법원에서는 재판에 전념하면서 국민의 권리구제에 힘썼으면 한다"며 "(사법개혁이)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법원이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거듭 기각하면서 '제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특별재판부 설치 또는 국회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은애 후보는 "영장도 독립된 하나의 재판으로 구체적인 답변을 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 사이에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반출해 온 문건을 파기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나온 데 대해 "자세히 상황을 보지 못했지만 증거인멸을 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은애 후보는 국정조사와 관련해 구체적 답은 어렵다면서 "의원들께서 사안을 잘 살펴서 적정하게 바른 길로 법원의 방향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의 이 같은 상황을 판사들이 방관했다는 지적에 이은애 후보는 "구체적 상황을 저희는 몰랐다"며 "짐작도 못했다"고 답했다.
이 밖에 헌법재판관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질문에는 "헌법재판관 자격은 헌법에 규정돼 있다"며 "다양성을 위해 필요하다면 국민적인 논의 과정을 거쳐 (다양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