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이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을 두고 ‘정치 일정’을 거론하며 신청사 후보지 선정 연기를 요청한 것이 알려져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당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내년도 국비 확보 방안 마련과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자유한국당-대구시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었다.
1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예산정책협의회는 명칭 그대로 '예산 확보를 위한 공조'가 주목적이었지만 의원들이 난데없이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연기를 들고 나오면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입씨름을 하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국회의원들은‘주민 의견수렴 미비’,‘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탈락 기초단체에 대한 보상(청사진)’등을 거론하며 권 시장을 압박했다. 이에 권 시장은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현재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추진은 8부 능선을 넘은 상태다. 신청사 건립을 위한 조례가 제정됐으며 이에 따라 올해 12월까지 후보지 선정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대구시청 신청사건립 공론화위원회(이하 신청사공론화위)는 신청사 건립 규모와 후보지 신청기준, 예정지 평가기준, 시민참여단 구성방안 등을 정하고 이를 시민설명회를 통해 밝혔다.
신청사공론화위 오는 10월 중 신청사 건립 기본구상과 각 기준들을 확정 짓고, 이 기준에 맞춰 10~11월 구·군의 후보지 신청과 12월 예정지 선정 평가를 수행할 시민참여단 구성 및 후보지를 선정한 계획이다.
이 처럼 모든 절차와 기준들이 마련돼 불과 3개월 후면 신청사 후보지 선정이 마무리될 상황에서 한국당 의원들이 연기를 주장하자 내년 4월 총선과 공천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총선 표만 쳐다본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구시 간부공무원 A씨는“지난 20년간 두 차례에 걸쳐 신청사 추진이 무산된 것은 선거 등 정치 일정을 이유로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라며“또 다시 정치적 의도가 개입되면 대구의 백년대계인 신청사 건립은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지역구의 총선 표심만 생각하고 대구시민의 숙원사업을 무산시키려는 국회의원들은 필요가 없는 국회의원들”이라며“대구시민들이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시장은 의원들의 신청사 건립 연기 요청에 응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청사 건립 추진 당시부터“신청사 건립은 대구시장이 아니라 신청사공론화위의 공정한 운영과 대구시민들의 손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라고 수차례 밝혔다.
이종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