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이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을 선포한 지 어느덧 20년을 맞았다. 20년 전의 선포는 단순히 차별화된 도시 브랜드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아니었다. 오랜 세월 안동인이 만들고 지켜온 정신문화의 가치를 대한민국 앞에 당당히 밝히고, 사람 중심의 세상을 향한 안동의 책임을 스스로 다짐한 엄숙한 선언이었다. 지난 20년 동안 세상은 눈부시게 달라졌다. 인공지능(AI)의 등장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물질문명을 누리고 있지만, 효율과 속도, 경쟁만을 앞세운 물질만능주의는 심각한 인간 소외와 공동체 붕..
지난 한 주 독도에서 반가운 소식이 세 개 왔다. 한동대학교가 울릉캠퍼스를 열어 학생들이 기후변화와 섬의 생태계를 몸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자연보호중앙연맹은 세계 각국의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독도의 바다를 찾았고 그 청년들은 귀국 후 독도를 알리는 민간외교관이 되겠노라 다짐했다. 그리고 70명의 시민이 독도 동도 선착장에서 초대형 태극기를 펼쳤다. 그 뭉클한 장면은 SNS를 타고 세계로 퍼졌다. 교육이 있었고 연구가 있었고 뜨거운 시민의 참여가 있었다.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이 나라에 독도를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
여름 휴가철에는 숙박시설과 음식점, 영화관, 대형 판매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의 이용객이 크게 늘어납니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은 작은 부주의도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철저한 화재예방 관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기기는 장시간 사용하는 만큼 사전 점검과 올바른 사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매년 반복되는 냉방기기 화재의 상당수가 전기적 이상과 관리 소홀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사용 전에는 전선 피복이 벗겨지거나 눌린 곳이 없는지, 플러그와 콘센트가 변색되거나 뜨겁지 않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하나의 콘센..
최근 안동을 비롯한 경북지역에서 안타까운 교통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순간의 부주의로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경찰서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교통사고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한 가정을 무너뜨리고 지역사회에 깊은 아픔을 남기는 사회적 재난입니다. 특히 최근 발생한 교통사망사고를 분석해 보면 고령 운전자 및 고령 보행자 사고, 야간 시간대 시인성 부족으로 인한 사고, 중앙선 침범 및 안전거리 미확보, 과속 및 신호위반 등 기본적인 교통법규 위반이 주요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안동경찰..
포항의 역사를 얘기할 때 가장 떠오르는 이미지는 포항제철이 그중 하나이다. 남구 해도동은 1970년대 포항제철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제철소와 철강공단의 형성으로 포항지역 특히 우리센터 관할인 해도동과 그 인근 송도동, 상대동으로 인구가 대거 유입되었고 이후 1980년대 상권형성의 황금기를 맞이하게 되면서 전성기 때는 12만 명 선에 달했다. 당시 포항에서 가장 밀도가 높고 활기찬 핵심 주거상업벨트를 형성하면서 송도동을 넘어 인근 죽도시장까지 상권이 이어졌으며 상대동은 시외버스터미널을 중심으로 상권이 번성..
본격적인 무더위와 장마철을 앞두고 곰팡이와 집먼지진드기 등 실내 알레르겐(알레르기 유발 물질) 관리에 주의가 요구된다. 장마철에는 외부 습도가 높아지고 환기 시간이 줄어들면서 실내 습도도 쉽게 올라간다. 습기가 많은 환경은 곰팡이가 자라기 쉽고, 집먼지진드기가 서식하기 좋은 조건이 되기 때문에 알레르기비염, 천식, 아토피피부염 등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집먼지진드기와 곰팡이는 천식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항원이다. KH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북구건..
2026년 6월 25일, 강의실 불이 꺼졌다. 그날은 \'역사 속의 독도\' 계절학기 첫 수업이었다. 그리고 한국 축구대표팀의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날이기도 했다. 사상 처음 도입된 32강 토너먼트 그 진출 여부가 단 90분에 걸려 있었다. 강의실에 들어서니 학생들의 시선은 이미 대형 스크린에 고정되어 있었다. 교재를 든 내 손이 허공에 멈췄다. 나는 잠시 그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지금 독도를 가르친다 한들 아이들의 머릿속에 역사가 남을 리 없었다. 나는 조용히 교재를 덮었다. 오늘만큼은 마음껏..
일간경북신문 창간 2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난 22년 동안 지역 곳곳의 생생한 현장을 기록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포항과 경북의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해 온 일간경북신문의 노력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지금 포항은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에 서 있습니다. 오는 7월 출범하는 민선 9기는 포항의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최우선 과제입니다. “경제가 살아야 ..
세차(歲次) 병오년 단오. 동해 구비가 내다보이는 남녘 바닷가에서, 한 가난한 후학이 향 한 자루를 사르며 독도의 영령들 앞에 엎드린다. 오늘은 단오다. 본디 창포물에 묵은 때를 씻어내고 이웃이 모여 하나의 공동체임을 확인하던 날이다. 그러나 나는 오늘 창포물을 구하지 못했다. 대신 동해의 시린 바닷물 한 줌을 손바닥에 떠 올리며 해묵은 서러움을 고한다. 안용복 어른이시여. 홍순칠 대장과 이름 없이 스러져 간 독도의용수비대 청년들이시여. 그리고 1948년 독도 폭격 사건으로 그 검은 바다에 영원히 몸을 묻은 영령들이시여. 독도는..
저출산 시대, 분만 환경이 취약한 지역에 거주하는 임산부들은 응급 상황 시 신속한 대처에 대한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불안을 해소하고 안전한 출산을 지원하기 위해 소방에서는 ‘새 생명 탄생 119구급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운영 중이다.이 서비스의 핵심은 ‘사전 등록제’를 통한 맞춤형 구급 대응이다. 출산이 임박했거나 조산 우려가 있는 산모가 출산 예정일, 진료병원, 기저질환 등을 119나 보건소에 미리 등록해 두면, 신고 시 구급대원 단말기로 정보가 자동 전달된다. 덕분에 현장 도착 전부터 산모 상태를 파악해 평소 다니던..
6월이다. 호국보훈의 달이다. 그런데 이 6월, 독도는 어디에 있는가. 현충일 추모식장에서 독도를 말하는 목소리는 드물다. 선거가 끝난 지금, 그토록 많던 공약 속에서 독도를 진지하게 다룬 후보를 기억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독도는 늘 그렇게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소리 없이 식는다. 분노는 짧고 망각은 길다. 6월 15일은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이 발표된 날이다. 그 시절 남북이 손을 맞잡았을 때 가슴 한구석이 뭉클했다. 당시 북한도 일본의 영유권 주장에 서슬 퍼런 비판을 쏟아내며 독도를 민족의 영토로 못 박았다. 적어도 독도..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길어지고 강해진 무더위로 인해 온열질환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폭염은 단순한 여름철 불편을 넘어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재난인 만큼 각별한 주의와 대비가 필요합니다.특히 고령층과 야외근로자, 만성질환자는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열탈진이나 열사병 등 온열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폭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이 중요합니다.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야외활동을 가급적 자제하고, 어지럼증이나 고열 등 온열질환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즉시 몸을 식히고 신속..
6월이 오면 우리는 호국보훈의 달을 이야기한다. 6월 6일 현충일이면 국립묘지에는 묵직한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추모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사이렌이 울리면 거리의 사람들이 잠시 멈추고 흰 국화꽃이 차가운 묘비 앞에 놓인다. 텔레비전은 엄숙한 추모 화면을 내보내고 정치인들은 나란히 고개를 숙인다. 그러나 그 이틀 뒤인 6월 8일을 기억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1948년 6월 8일. 독도 앞바다에서 조업하던 우리 어민들이 폭격으로 스러졌다. 정부 수립 이전의 일이었지만 분명 우리 ..
매년 오월이 오면 이 나라는 바다를 기억한다. 1996년 제정된 바다의 날은 신라 장보고가 청해진을 열어 동아시아의 바닷길을 개척했던 해양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국가기념일이다. 국가가 바다를 기념일로 삼는다는 것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다. 바다가 곧 이 나라의 생존이었음을 기억하겠다는 다짐이며 그 정신을 다음 세대에 물려주겠다는 약속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약속을 지키고 있는가. 나는 오늘 영도 바닷가에 서서 333년 전의 한 사내를 생각한다. 조선 숙종 19년, 1693년의 일이다. 울릉도 근해에서 왜인들에게 납치..
기후위기에 따른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막대한 전력이 필요로 하는 AI산업(데이터센터, 반도체 산업, 철강산업의 전기화)은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원자력에너지가 필요하다.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월에 혁신형SMR(i-SMR) 부지공모를 한수원을 통해서 발표했다. 2028년에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표준설계인가(안전성확보) 획득, 2030년에 건설허가, 2035년에 초도호기 혁신형SMR(소형모듈원자로) 준공을 목표로 하고있다. i-SMR초도호기 유치를 위해서 우리 경주시도 2월 13..
경북 안동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은 화려했다. 저녁 뉴스 화면을 끄고, 나는 한참을 앉아 있었다. 도산서원의 그 어른이라면 오늘 이 잔칫상을 보고 무엇이라 하셨을까. 안동의 흙냄새를 아시던 분이 그 흙 위에 차려진 오늘의 상을 어떻게 바라보셨을까. 의(義)는 어찌하시고 이(利)만 챙기시오. 선생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였다. 굵지도 가늘지도 않은 다만 흔들리지 않는 음성이었다. “내 일찍이 가르치기를 의(義)와 이(利)는 한 자리에 설 수 없다 하였소. 두 글자가 한 길을 갈 때엔 반드시 의가 앞서고 이가 뒤따라야 하느니 헌..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 이후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초도호기 유치를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각 지역마다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제는 냉정하고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SMR은 단순한 지역 개발사업이 아니다. 대한민국 원전 산업의 미래이자 글로벌 에너지 시장 주도권과 직결된 국가 전략 산업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가. 답은 분명하다. ‘산업적 완성도’와 ‘사업 추진 속도’다. 이러한 기준에서 경주는 가장 현실적이고 준비된 ..
영토 수호의 백년대계를 위한 따뜻한 연대. 독도를 품어온 경북도는 대한민국 독도 수호의 심장이다. 역사도 행정도 사람의 마음도 그러하다. 독도는 경북의 자랑스러운 자산이며 경북도민의 묵묵한 헌신은 우리 독도 정책의 든든한 뿌리가 되어왔다. 울릉군민의 굳건한 삶 독도의용수비대의 뜨거운 살신성인 경북도의 한결같은 노력이 없었다면 오늘의 독도는 없었다. 그러나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독도는 한 지자체만의 과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이 걸린 일이고 우리 모두의 바다 정체성이 걸린 일이다. 경북이 외롭게 지켜온 그 소..
독도가 울고 있다. 영토의 상징이라던 그 섬에서 기름이 흘렀다. 폐가전이 쌓였다. 조류 배설물에 덮인 태양광 패널은 발전 기능을 잃었다. ‘청정 섬’이라는 말이 무색했다.지난 4월, 한 지역 일간지가 그 모습을 사진으로 전했다. 충격이었다. 독도경비대 발전기용 유류 탱크에서 새어 나온 기름은 토양을 적셨다. 헬기장 아래에는 폐목재와 비닐포대가 굴러다녔다. 녹슨 철재에서 흘러나온 붉은 물이 자생식물 서식지까지 스며들었다.뒤늦게 경상북도가 움직였다. 해양환경정화선 ‘경북0726호’를 독도로 보냈다. 폐기물을 직접 수거하기로 했다. 다..
최근 학교폭력은 과거와 달리 더욱 은밀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신체폭력보다 언어폭력, 집단 따돌림, 사이버폭력으로 형태를 바꾸며 피해는 쉽게 드러나지 않고 장기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는 결코 ‘장난’이 아니라 명백한 폭력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범죄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급증하는 ‘청소년 도박’ 문제 역시 심각하다. 온라인을 통한 불법 도박은 접근이 쉬워지고, 호기심으로 시작된 행동이 금전 피해와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청소년 도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