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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밥상머리에서 다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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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밥상머리에서 다시 시작하자

일간경북신문 기자 gbnews8181@naver.com 입력 2026/02/22 16:18 수정 2026.02.22 16:18
최홍배 국립한국해양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2005년 일본 시마네현은 ‘다케시마(독도)의 날’ 조례를 제정했다. 1905년 2월 22일 독도를 일본 영토로 편입했다는 고시를 기념하겠다는 것이다. 그 행사는 20년이 넘도록 한 해도 빠지지 않았다. 이제는 중앙정부 차관급 인사까지 참석한다. 지방의 기념일이 국가적 행사로 굳어진 셈이다. 같은 말을 20년 넘게 반복하면서, 일본 사회 안에서는 독도 인식이 자연스럽게 축적되고 있다.

우리는 어떠한가. 일본의 발언이 나오면 항의하고, 성명을 내고, 유감을 표한다. 며칠 지나면 뉴스는 다른 이슈로 넘어간다. 한·일 관계가 경색되면 독도 이야기가 커지고, 통상이나 안보 현안이 앞서면 다시 조용해진다. 대응은 필요했지만, 시간이 쌓이는 구조는 아니었다. 그 사이 일본은 같은 주장을 해마다 되풀이해 왔다.

그렇다고 경상북도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독도평화재단이 있고, 경북의 여러 대학 연구소가 정부 지원을 받아 학술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울릉도·독도 탐방 프로그램도 꾸준히 운영되고, 사진전과 문화행사도 적지 않다. 제도와 행사만 놓고 보면 어느 지역보다 열심히 해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솔직히 묻고 싶다.

이 모든 노력이 우리 집 식탁까지 내려와 있는가.

“독도는 우리 땅이지요. 그런데 제 삶이랑 무슨 상관이 있나요?”

“그건 정부랑 도에서 알아서 할 일이죠.”

“당장 먹고 살기도 바쁜데요.”

이 말은 틀렸다고만 할 수 없다. 독도가 당장 월세를 대신 내주지는 않는다. 가게 매출을 올려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독도는 ‘중요하지만 먼 이야기’로 남는다.

문제는 바로 거기다.

독도를 내 삶과 떼어놓는 순간, 독도는 상징이 된다. 상징은 뜨겁지만 오래가지 않는다.

하지만 독도는 우리 밥상과 무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동해의 관할권은 어업과 연결되고, 자원과 연결되며, 해상 물류와도 이어져 있다. 우리가 먹는 생선 한 마리, 포항과 울산을 오가는 물류선, 영덕과 울릉을 잇는 바다길 모두 동해와 맞닿아 있다. 동해의 질서가 흔들리면 울릉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북의 산업과 대한민국 경제가 함께 영향을 받는다. 결국 그 부담은 우리 아이들이 짊어지게 된다.

그래서 해답은 거창한 구호가 아닐지 모른다.

독도를 교과서에서만 배우지 말고, 집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왜 독도가 중요한지”,

“바다가 왜 우리 삶과 연결되는지”,

“우리 동해를 왜 지켜야 하는지.”

아이에게 한 번이라도 설명해 본 부모는 생각이 달라진다. 설명하려면 먼저 공부해야 하고, 스스로 이해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독도는 뉴스 속 사건이 아니라 우리 집 대화의 주제가 된다. 바로 그 순간, 독도는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 집 이야기’가 된다.

이제 경상북도의 역할도 여기에 맞춰 조금 달라질 필요가 있다. 행사 중심에서 생활 중심으로, 보여주기에서 참여하기로 방향을 옮겨야 한다. 시민 강좌가 있다면 “독도의 역사”만 말할 것이 아니라 “경북과 독도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다뤄야 한다. 박물관 전시도 사진을 보는 데서 멈추지 말고, 부모가 아이에게 설명해 보는 자리가 되게 해야 한다.

독도는 외교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독도는 우리가 얼마나 이해하고, 얼마나 이야기하고, 얼마나 다음 세대에 전하느냐의 문제다.

감정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러나 밥상머리에서 나눈 대화는 오래 남는다.

교과서의 문장은 잊혀도, 부모의 설명은 기억에 남는다.

경북의 힘은 행사장이 아니라 가정에서 나온다.

독도는 멀리 떨어진 바위섬이 아니다.

동해를 마주한 이 지역의 삶과 이어진 현실이다.

우리 아이의 미래와 연결된, 지금 이 자리의 문제다.

이제 독도를 밥상머리에서 다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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