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김삿갓이다. 죽은 지 160여 년, 이승에 다시 내려와 삿갓 눌러쓰고 동해 쪽으로 발길을 돌려 보니 세상은 여전히 가관(可觀)이라. 주막에서 막걸리 한 사발 기울이며 신문을 펼쳐 들었다. 도쿄 야스쿠니 신사 앞에서 조선 사람 하나가 “독도는 우리 땅” 현수막을 걸려다 일본 순사에게 묶여 갔다 한다. 삿갓 끝을 들어 동쪽 하늘을 보니 바다 건너 일은 어제도 그러했고 오늘도 그러하고 내일도 그러할 모양이라. 같은 자리, 다른 시간, 같은 풍경 그 신사 앞을 거쳐 간 조선 사람이 어찌 이번 한 사람뿐이랴. 2013년 9월,..
어둠이 짙게 내린 경주의 골목길, 경찰차의 불빛이 미처 닿기 힘든 좁고 깊은 길목마다 어김없이 반짝이는 빛이 있다. 무거운 하루의 고단함을 내려놓아야 할 늦은 밤, 기꺼이 휴식을 반납하고 형광 조끼를 입은 채 묵묵히 동네를 걷는 이웃들. 바로 자율방범대원들이다.범죄를 예방한다는 것은 결코 거창한 구호에서 피어나지 않는다. 누군가 무심코 지나친 고장 난 가로등을 발견하여 불을 밝히고, 늦은 밤 귀가하는 학생의 뒤를 든든하게 지켜주며, 인적이 드문 공원을 한 번 더 둘러보는 그 작고 다정한 수고로움들이 모여 우리의 안전한 일상을 빚어..
대기가 건조하고 바람이 강한 봄철, 화재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이 시민들의 \'부주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작은 불씨가 순식간에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일상 속 안전수칙 준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입니다. 반드시 지켜야 할 \'4대 화재예방 안전수칙\' 1. \"설마가 사람 잡는다\" 부주의 화재 차단 담배꽁초, 촛불, 향로 등은 반드시 불씨를 완전히 끄고 지정된 곳에 버립니다. 음식물 조리 시 가스렌지 주변을 잘 살피고, 밸브는 차단합니다.2. \"태우지 마세요\" 논·밭두렁 및 쓰레기 소각 금지 ..
한국인 관광객 한 명이 일본 오키섬 여객 터미널 기념품점에서 발걸음을 멈췄다.진열대 위 술잔 하나에 독도가 그려져 있었다.그것도 ‘竹島(다케시마)’라는 글자와 함께.그는 점원에게 물었다. “이게 뭐예요?”점원은 태연하게 답했다. “시마네현 특산품입니다.”그 한 마디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분노도, 사과도, 머뭇거림도 없었다.그들에게 독도는 이미 일상이다.오래전부터, 아주 자연스럽게.이번에는 요나고 공항이었다.시마네현산 소금 포장지에 독도가 ‘국립공원 오키’의 일부인 것처럼 지도로 그려져 있었다.수 많은 외국인이 오가는 공항 한복판에..
도쿄 · 2026년 어느 오전 한 중학교 사회 교과서가 펼쳐진다.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입니다.” 열세 살 아이는 밑줄을 긋는다. 시험에 나온다고 했으니까. 서울 · 같은 시각 한 고등학생이 스마트폰을 든다. 좋아하는 아이돌의 신곡 챌린지 영상을 올린다. 48시간 안에 조회수 100만을 넘긴다. 두 장면은 무관해 보인다. 그러나 이 두 장면이야말로 오늘날 독도를 둘러싼 싸움의 본질을 압축하고 있다. 한쪽은 반복으로 인식을 심고 다른 쪽은 확산으로 세계를 움직인다. 우리는 지금 어느 쪽에 서 있는가. 일본의 전략은 단순하고..
올해 3월 2일, 조용한 일이 하나 있었다. 독도를 지켜온 마지막 주민 김신열 씨가 88세를 일기로 돌아가셨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졌고 부고는 크게 다루어지지 않았다.그러나 그 죽음이 남긴 것은 한 사람의 빈자리가 아니었다. 그날 이후 독도에는 주민등록을 둔 주민이 단 한 명도 없다.섬은 그대로다.파도도 바람도 바위도 변하지 않았다. 경비대원들이 오늘도 그 섬을 지키고 등대는 오늘 밤도 불을 밝힐 것이다.그러나 ‘주민’이 사라진 섬은 이전과 다른 무게를 갖는다. 그 차이는 조용하다.그래서 더 무겁다.1965년 봄, 울릉도 출..
최근 포항 지역 사회는 다가올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으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 정당의 공천은 시민의 대리인을 세우는 엄중한 절차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낙천자들의 도를 넘은 부당함 주장과 반발은 지켜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할 권리는 존중받아야 마땅하나, 그 주장이 사실관계를 흐리고 유권자에게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는 지경에 이른다면 이는 지역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승복은 굴욕 아닌 ‘고결한 시민 정신’의 발로 민주주의를 ..
평온한 일상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화마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시작됩니다. 특히 깊은 밤 모두가 잠든 사이 혹은 보일러실처럼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불길이 시작되면, 초기 발견이 매우 어려워 대형 화재로 이어지곤 합니다. 이에 우리는 이제 스스로 불을 끄는 ‘스마트한 소방시설’에 주목해야 합니다. 첫째, ‘자동확산소화기’입니다. 주로 보일러실이나 세탁실, 음식점 주방 천장에 설치되는 이 장치는 별도의 조작 없이 화재 열기를 감지해 소화약제를 스스로 방출합니다. 사람이 없는 공간에서 시작된 불씨를 초기에 진압해 주는 ‘..
나무가 자라 숲을 이루는 데는 10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지만, 이를 잿더미로 만드는 데는 채 1시간도 걸리지 않습니다. 산불은 단순한 화재를 넘어 소중한 생태계와 지역민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재앙과 같습니다. 흔히 \'소방력(消防力)\'이라 하면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관과 소방차, 소방 헬기 같은 힘을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하는 진실은 조금 다릅니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을 타고 번지는 산불 앞에서는 그 어떤 첨단 장비도 사후 처방에 불과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결국, 100년의 숲을 지키는 가..
지금은 정치의 계절이다. 후보자들은 바쁘다. 시장을 돌고, 경로당을 찾고, 골목마다 인사를 나눈다. 지역경제, 복지, 교통, 일자리. 표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발걸음이 이어진다. 그런데 묻지 않을 수 없다. 경상북도의 정치에서 ‘독도’는 어디에 있는가. 독도는 울릉군에 속한 섬이다.경북의 영토이고, 역사이며, 상징이다. 동해의 물길 끝에서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 섬은말이 없다. 파도와 바람만이 드나들 뿐이다. 그러나 선거의 언어 속에서그 섬은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다. 이유는 분명하다. 독도에는 표가 없기 때문이..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들리고, 뉴스에서도 아주 빈번하게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스캠(scam)이다. 보통 금전적 목적의 사기 행위와 관련해 많이 쓰이는데 그 중에서도 관공서나 공공기관을 사칭하면서 소상공인 들에게 접근해 여러 가지 명목으로 물품 대리구매를 요구하여 금원을 편취하는 범죄를 노쇼(no-show) 사기라고 한다. 노쇼 사기는 나날이 진화하여 우리 사회의 민생 경제를 위협하는 심각한 범죄로 대두되고 있으며 최근 피해 발생 건수들도 급증하고 있다. 기존에는 공공기관을 사칭하여 미취급 물품을 ‘대리구매’ 해달라 요청한 후 ..
대구는 한때 나라의 빚을 국민의 힘으로 갚겠다고 나섰던 도시다.1907년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은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시민들의 결단이었다.정부가 아니라 시민이 먼저 움직였다.그 의지는 대구를 넘어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나라의 문제를 남의 일로 두지 않겠다는 시민들의 의지가 한 도시를 움직였고, 결국 시대를 흔들었다.그 도시에서 지금 묻는다.독도, 우리의 침묵이 답인가.요즘 뉴스의 중심은 전쟁이다.미국과 이스라엘을 둘러싼 중동 정세가 국제 뉴스를 가득 채운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관심은 또 다른 곳에 쏠려 있다. 기..
최근 이란과 미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정세가 다시 불안해지고 있다. 중동 지역의 갈등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국제 사회가 긴밀히 연결된 오늘날에는 그 영향이 다양한 방식으로 전 세계에 파급될 수 있다. 특히 국제 분쟁이 격화될 경우 일부 극단주의 세력이 이를 명분으로 삼아 보복성 테러를 시도하거나 동조 세력을 선동하는 사례가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테러 양상은 과거처럼 조직 중심의 대규모 공격뿐 아니라,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진화된 개인이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자생적 테러’ 형..
농촌지역에서는 주택 난방을 위해 화목보일러를 사용하는 가구가 여전히 많습니다. 화목보일러는 나무 장작을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적 난방 수단이지만, 관리가 소홀할 경우 주택화재는 물론 산불로까지 확산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화재 요인입니다. 실제로 겨울철 농촌지역에서 발생하는 주택화재의 상당수가 화목보일러 취급 부주의로 발생하고 있으며, 산림 인접지역이라는 특성상 화재가 발생하면 인근 야산으로 번져 산불로 확산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을 지나 봄철로 접어들면 기온이 상승하고 공기가 건조해지며 강한 바람..
건강보험은 1977년 7월 1일 5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행된 이래 불과 12년만인 1989년, 전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제도로 성장했으며 오늘에 이르러서는 질병의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 및 건강증진을 포괄하는 국민의 건강지킴이로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 매김했다. 하지만 이런 국민건강보험공단에도 풀지 못한 숙명의 과제가 하나 있다. 그것은 사무장병원(약국)을 근절하기 위한 특사경 제도 도입이다. 지난 12월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서에서 사무장병원(약국)에 대한 특사경 도입을 연내 추진하라는 대통령 지시로 ..
봉화는 사방이 푸른 산으로 둘러싸인 고장입니다. 울창한 숲은 우리의 자랑이자 삶의 터전이며, 많은 가구가 산림과 인접해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불은 더욱 소중하면서도, 동시에 더욱 조심해야 할 존재입니다. 겨울밤을 데우는 화목보일러와 아궁이의 온기는 봉화의 일상적인 풍경입니다. 그러나 그 따뜻함이 한순간의 부주의로 산불로 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실제로 겨울철 화재의 상당수는 난방기구 취급 부주의에서 시작됩니다. 특히 화목보일러는 불티 비산, 과열, 연통 막힘, 재 속 불씨 관리 소홀 등..
화재 예방은 설마 하는 마음을 지우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적은 비용이지만 우리의 가정을 지켜주는 ‘주택용 소방시설’을 소개합니다. 주택용 소방시설의 구성은 단순하지만 강력합니다. ‘소화기’는 화재 초기 대형 화재로의 확산을 막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연기를 감지해 가족의 신속한 대피를 돕습니다. 화재 발생 후 소방차가 도착하기까지의 이른바 ‘골든타임’, 이 작은 시설들이 그 공백을 가장 확실히 메워줍니다. 안전을 확보하는 비용이 결코 비쌀 필요는 없습니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온라인이나 대형 마트에서 누구나..
2005년 일본 시마네현은 ‘다케시마(독도)의 날’ 조례를 제정했다. 1905년 2월 22일 독도를 일본 영토로 편입했다는 고시를 기념하겠다는 것이다. 그 행사는 20년이 넘도록 한 해도 빠지지 않았다. 이제는 중앙정부 차관급 인사까지 참석한다. 지방의 기념일이 국가적 행사로 굳어진 셈이다. 같은 말을 20년 넘게 반복하면서, 일본 사회 안에서는 독도 인식이 자연스럽게 축적되고 있다. 우리는 어떠한가. 일본의 발언이 나오면 항의하고, 성명을 내고, 유감을 표한다. 며칠 지나면 뉴스는 다른 이슈로 넘어간다. 한·일 관계가 경색되면..
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은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부모님이나 주변 가족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살필 수 있는 적기이기도 하다. 만약 평소와 다른 생소한 행동이나 미세한 변화를 보인다면, 이는 단순한 노화가 아닌 뇌 건강의 이상 신호일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와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뇌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인 치매 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0년 56만 7,433명이었던 환자 수는 2024년 70만 9,620명으로 약 2..
경북 영양의 겨울은 깊고 매섭습니다. 매서운 추위 속에서 우리 군민들의 든든한 온기가 되어주는 것이 바로 화목보일러입니다. 하지만 화목보일러는 편리함과 경제성 뒤에 \'화재\'라는 위험한 얼굴을 숨기고 있습니다. 특히 영양군은 산림이 인접한 가구가 많아 작은 불씨 하나가 자칫 대형 산불이나 인명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큽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화목보일러 화재의 주요 원인은 부주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설마 우리 집은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이 평생 일군 보금자리를 앗아갈 수 있습니다.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