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인 9일 오전 9시 대구 수성구 한 대형약국에서는 지난주와 달리 마스크를 사려고 길게 줄을 서있는 모습은 상당히 줄었다.
정문 잠금장치가 풀리자 오픈 2시간 전인 7시부터 대기하던 손님 30여 명이 매장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그러나 마스크 매대(賣臺)는 텅 비어있었다.
“마스크는 도대체 어디 있는 거냐”는 손님들 호통이 이어졌다.
약사는 “저희도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 죄송하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정해진 날짜에 마스크를 최대 2장씩 구매할 수 있는 이른바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행 첫날 돌아본 대구 시내 약국 대부분은 아직 마스크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직장인 이재욱(38세)씨는 “오전 반차까지 쓰고 약국에 왔는데 아직 들어온 마스크가 없다고 하니 황당하고 화가 난다”며 “5부제를 시작할 거면 정부가 약국에 비치부터 미리 해둬야 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가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약국 앞에서 진을 쳤다. 약국 측도 난감해했다.
마스크를 구입하지 못한 김소연(64세)씨는 “이번에도 마스크를 못 구하면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다. 아직 마스크 배달이 안 된 약국에 진을 치고 기다릴 것” 이라며 발걸음을 옮겼다.
점심을 포기하고 약국에 들른 직장인도 헛걸음 쳤다.
시내 중심가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식사를 포기하고 약국을 찾은 것이다.
하지만 이미 입고된 물량은 완판돼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
직장인 이다혜(32세)씨는 마스크 5부제가 마스크 구매를 더 어렵게 한다”며“약국이 아니라 주민 명단을 가진 주민센터에서 마스크를 판매해야 우리 같은 회사원도 공적 마스크를 구경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했다. “현재 전국의 모든 약국이 마스크 판매점으로 전락해버려 약국 본연의 업무를 못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공정 마스크 크기도 혼란스러웠다.
공적 마스크는 성인용으로만 공급하는데 일부 약국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하는 상당수 영유아 보호자들이 소형 마스크를 요구해 마찰을 빚고 있다.
남구 한 약국을 찾은 40대 여성은 “유치원생 아들이 쓸 마스크를 사러 왔는데 성인 남성에게나 맞는 크기 밖에 없다고 하니 화가 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시행 첫날 돌아본 대구 시내 약국 대부분은 아직 마스크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정부의 마스크 5부제 시행은 치밀한 준비도 없이 밀어붙여 시민들의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비난을 싸고있다. 이종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