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15년 간 잡아온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지난 13일 라디오 프랑스 필 트위터와 프랑스 언론 등에 따르면 정명훈은 12일(현지시간) 파리의 라디오프랑스 콘서트홀에서 열린 라디오 프랑스 필 공연을 끝으로 이 단체의 예술감독직을 내려놓았다.
이날 브루흐의 바이올리 협주곡 1번과 말러의 교향곡 5번을 지휘했는데 원숙함이 배어 있었다.
정 감독은 약 2시간30분 간의 연주를 끝내고 라디오 프랑스 필의 마티외 갈레 대표에게 소개를 받은 뒤 청중들에게 단원들과 추억 등 이 단체를 이끌어온 소감을 전했다.
공연장을 가득 채운 프랑스 시민들은 기립 박수로 그에게 영예를 돌렸다.
갈레는 공연이 끝나고 자신의 트위터에 정명훈에게 감사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공연 마지막에 그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게재했다.
라디오 프랑스 필은 파리오케스트라, 프랑스국립오케스트라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3대 오케스트라다. 정명훈은 폴란드 출신의 거장 지휘자 마렉 야노프스키에 이어 2000년부터 이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아왔다.
이 단체를 지휘하며 프랑스 음악 전문가로 자리매김한 그는 오케스트라에 화려한 색채와 함께 역동적인 힘을 부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정명훈은 이날 라디오 프랑스 필의 명예 음악감독으로 추대됐다. 핀란드 출신의 젊은 거장으로 평가 받는 미코 프랑크가 정명훈의 뒤를 잇는다.
한편, 정명훈은 최근 이탈리아 음악평론가협회에서 수여하는 '2015 프랑코 아비아티 최고 음악 평론가상'의 '지휘자'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프랑코 아비아티상'은 매 시즌 음악계에 뛰어난 성과를 남긴 음악가와 작품에 수여하는 상이다. 이탈리아 클래식 음악계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15일 이탈리아에서 이 상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