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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메르스 대책 게릴라식 발표‘혼란’..
정치

메르스 대책 게릴라식 발표‘혼란’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6/17 15:36 수정 2015.06.17 15:36
與,중소기업·소상공인 분야 긴급대책회의…홍보부족 '질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메르스 관련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긴급 대책회의에서 정재근 행정자치부 차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앞쪽은 오른쪽부터 주형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 정재근 행정자치부 차관, 박대출, 김학용, 최봉홍 새누리당 의원. 멀리 있는쪽은 왼쪽부터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 원유철 정책위의장, 김무성 대표, 이정현 특위위원장, 이현재 특위 부위원장, 진병호 전국상인연합회장, 강갑봉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 , 남상만 관광협회중앙회장.

 
새누리당은 17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을 위한 정부의 정책이 게릴라식으로 발표돼 국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질타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메르스 관련 중소기업·소상공인 분야 긴급대책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원유철 정책위의장과 이정현 중소기업·소상공인 특위 위원장 등 의원들, 기획재정부·행정자치부·문화체육관광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 관계자들, 전국상인연합회장 등 중소기업·소상공인 관련 업계 대표들이 모두 참석했다.
김무성 대표는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각 부처가 단편적, 게릴라식으로 대책을 발표하고 있어 좀 혼란스럽다"며 "이런 사태가 경제 위기로 비화하지 않도록 보다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세월호 사고 때보다 (메르스가)우리 경제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면서 "지난주 정부는 1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특별자금 편성 등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메르스 전파 속도에 비해 좀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 메르스가 가져올 부정적 영향을 지나치게 간과하고 있지 않은지 염려된다"고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어 각 정부부처들로부터 메르스 대응 대책을 보고받은 뒤 "대책들이 현장으로 제대로 내려가느냐가 문제"라며 "어제 코호트 격리병원으로 지정된 병원을 갔는데 직원들 월급 줄 돈도 없다고 한다. 긴급경영안정자금이 있을텐데 왜 그러느냐 했는데 어디에 신청하는지도 모르겠고 연락온 바도 없다고 했다. 그런 안내를 정부가 해줘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재근 행자부 차관에게 긴급신용대출에 대해 "정부에서 결정된 내용을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데 알리는 방법이 뭐냐"고 물으며 "그제 (결정)했으면 그제 (발표)해야지 왜 오늘 보도자료를 내느냐"고 강력 비판하기도 했다.
이정현 위원장도 "가게마다 이런 정책을 알 수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해 지금도 의심이 간다. 그래서 무엇보다 이런 정부 정책에 대한 홍보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라며 "만든 정책들이 언론에 몇 줄 나는 것으로 전달된다 하면 너무 안이한 거다. 상인연합회 등으로까지 제대로 전달됐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유철 정책위의장 역시 "메르스 초기대응에 미비점이 있었다는 지적은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이다. 지원대책만큼은 신속히 집행되고 전달체계를 제대로 확립해서 어려움을 빨리 극복해야 한다"며 "각 부처가 조기 홍보하고 조기 집행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김 대표는 메르스 여파로 소외계층을 상대로 한 무료 급식소들이 문을 닫는 것과 관련, "빨리 행정 조치를 해서 문을 열도록 해야 한다"며 "과잉 공포로 인해 문을 닫은 거니 빨리 문을 열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김 대표는 최근 가뭄이 계속되는 것에 관해 "이번 가뭄이 40년 만의 가뭄이라는데 이럴 때 저수지를 준설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이에 주형환 기재부 제1차관은 "지금 30억원 남았는데 요청이 있는 지자체 등에 대해선 바로바로 지원해줄 생각이고 필요하다면 그것을 보다 더 넘어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 "세월호 참사 때보다 더하다" 지원호소= 이날 회의에 참석한 국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세월호 참사 때보다 더하다"고 대책 마련을 호소하며 적극적 지원을 요청했다.
진병호 전국상인연합회장은 "서울 양천구의 신영시장의 경우에는 초토화됐다. 사람이 없다"며 "세월호 참사 때 매출이 오르지 않아 온누리 상품권을 5% 할인했던 것을 10% 할인해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줘 매출 신장에 많이 이용했다. 상품권 10% 할인 제도를 조금 연장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남상만 관광협회 중앙회장은 "외국인 관광객은 90%가 아니라 100%가 다 취소했다. 정말 패닉 상태"라며 "한시적이지만 공제를 통해서 특별히 신용대출을 해주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병철 전세버스운송조합연합회장도 "세월호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후 그 피해가 가시기도 전에 또 메르스가 덮쳐 저희들이 회생할 수 있는 길이 없다. 전세버스 업계는 대부분 영세하다보니 그달 그달 벌어서 (버스구입비용)할부를 주고, 기사들 봉급을 주고 운영하기 빠듯하다"고 토로했다.
민상헌 외식업중앙회 서울시협의회장은 "외식업은 세월호 참사 때 보다 더 직격탄을 맞고 있다. 매출이 40% 정도 감소했다"며 "이 상황에서 더 마음 아프게 하는 것은 정부의 정책"이라고 질타했다.
강갑봉 슈퍼마켓연합회장도 "동네 슈퍼도 안 오는 상황이다. (메르스가)간단한 독감보다 못한 것이라는 것을 많이 홍보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정부 측 관계자들도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국내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메르스 발생 전인 5월 1~2주에 대비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매출액이 감소했다"며 "일부 지표의 경우 세월호 참사 때보다 둔화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2일까지 12만7000명의 관광객이 여행을 취소했다"며 "해외 관광객도 345개 여행사에서 취소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황규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도 "식료품, 화장품 등 소비재 수출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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