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진출 고심…미국행 결정 D-데이는 17일
▲ 여자골프 미국 내셔널 타이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전인지(21, 하이트진로)가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하고 있다.
세계 여자프로골프 무대에서 '깜짝 스타'가 된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미국 진출과 한국무대에서의 목표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
미국프로골프(LPGA)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한 전인지는 "아직 아무 생각도 안해봤다. 집에 가서 아버지와 코치님과 함께 상의해봐야 할 듯 하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1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 컨트리클럽(파70·646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최종합계 8언더파 272타를 적어내 양희영(26)의 추격을 1타차로 따돌리고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올 시즌 한국여자골프(KLPGA) 투어에서 3승을 쓸어담은 전인지는 70년 역사의 US여자오픈 첫 출전 만에 정상에 오르는 '대형 사고'를 쳤다. 단숨에 국내 정상급 골퍼에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세계랭킹도 20위에서 10위로 뛰어올랐다.
그는 LPGA 정회원이 아닌 초청선수 자격으로 US오픈에 참가했지만 이번 우승으로 정식 시드를 받게 됐다. 이에 따라 전인지의 향후 거취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인지가 당장 LPGA 정회원으로 가입하고 투어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다음주까지 LPGA 측에 신청을 해야 한다. 회원 신청만 마치고 다음 시즌부터 뛰는 방법도 있다.
당장 큰 무대에 진출할 수 있지만 올 시즌 한국무대에서 3승을 달리며 다승 공동선두에 올라있고 많은 타이틀을 엿볼 수 있다.
내년에 진출할 경우 LPGA 신인왕 타이틀을 노릴 수도 있어 고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는 "한국에서 많은 분들과 이루고자 했던 작은 목표가 있다. 그런 부분도 고려해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아직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다가가려면 한참 남았다. 좀 더 열심히 해서 목표에 다가가야 하기 때문에 나중에 이루게 되면 공개하겠다"면서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서 보여드릴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인지는 21살에 벌써 한·미·일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정상을 차지하게 됐다. 루키 시절인 지난 2013년 한국여자골프(KLPGA) 투어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5월에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메이저대회인 월드레이디스 살롱파스컵 챔피언십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젊은 나이에 충분한 성과를 거뒀지만 말할 수 없는 목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쉽게 이룰 수 없는 것이어서 목표로 삼았다"며 웃었다.
일단 전인지는 당장 이틀 앞으로 다가온 한국여자골프(KLPGA) 투어 BMW 챔피언십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오는 비행기 안에서 컨디션 관리도 해야 하기 때문에 잠을 자는 것에 집중했다"며 "우승 후 많은 인터뷰를 하며 쉴 시간이 없었지만 몸 상태 관리도 선수로서 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전과는 한층 다른 이목이 쏠릴 상황에 대해선 "많은 분들이 지켜보고 응원해줄 것이라는 생각에 부담도 된다. 그러나 선수로서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최선을 다할테니 응원을 많이 부탁드린다"며 웃었다.
아직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전인지는 이번 US여자오픈에서 단순한 우승 이상의 소중한 자산을 얻었다. 바로 큰 무대 경험과 정상을 차지한 자신감이다.
그는 "지금까지의 다른 대회와는 다르게 이번 대회에서는 리듬을 타면서 즐기며 우승을 만들어냈다"며 "현지 팬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았는데 한국팬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파이팅을 불어넣어 즐기면서 경기를 했다"고 했다.
목표로 삼았던 선수들과 함께 라운딩을 한 것도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는 "3라운드에서 캐리 웹(41·호주) 선수와 함께 경기를 했다. 내가 태어난 해에 그는 프로에 데뷔했다"면서 "같이 플레이하며 보고 배운 것도 있고 내 목표도 뚜렷해졌다.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밝혔다.
한편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올해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기 위해서는 17일까지 자신의 의견을 통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인지 측 관계자는 15일 "LPGA가 정해준 결정 마감일은 당초 알려진 24일이 아닌 17일"이라고 전했다.
초청선수 자격으로 메이저대회인 US오픈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전인지는 LPGA 투어 시드권까지 손에 넣었다.
LPGA는 전인지가 당장 정회원으로 가입하고 남은 시즌 투어에서의 활동을 계획 중이라면 현지시간 17일 오후 5시까지 해당 의견을 접수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인지 측에 전달했다.
올해부터 LPGA투어에서 활동하더라도 오는 23일 개막하는 마이어 LPGA 클래식에는 나서지 않아도 된다는 조건도 덧붙였다.
또한 LPGA는 전인지가 남은 시즌을 한국에서 보낸 뒤 내년 미국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11월23일까지 회원 신청을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