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회사와의 소송에서 담배의 폐해와 중독성을 경고한 세계적인 석학들이 국내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에 참석한다.
건강보험공단은 16일 오전 9시2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금연학회, 대한예방의학회,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한국역학회, 한국중독정신의학회와 공동으로 '담배의 폐해'를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연다.
심포지엄에는 세계적인 역학자 조너선 사멧 박사(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 국제보건연구소장),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 담배규제 연구 및 교육센터 스탠턴 글란츠 원장,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 마이클 커밍스 교수 등이 참석한다.
사멧 박사는 미국 흡연 관련 연구 7000여 건을 검토해 흡연이 폐암의 원인임을 밝혀낸 과학자다. 그는 20년 동안 하루 한 갑 이상 피운 흡연자가 폐암에 걸렸다면 흡연이 암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극단적으로 높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글란츠 교수는 담배회사의 내부문건, 담배회사의 연구자료 왜곡 실태 등을 중심으로 발표한다.
그는 1000여 페이지에 이르는 다국적 제약회사의 내부 기밀 문건을 미국 의학 협회지에 발표한 담배규제 분야 최고 권위자다. 심포지엄에서는 담배 회사들이 담배의 중독성을 알고도 중독성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하고 있다고 고발한다.
미국 법정에서 100번 넘게 전문가 증인으로 나선 커밍스 교수는 담배를 쉽게 끊을 수 없는 이유는 니코틴 중독 때문이라며 흡연을 중단하는 것이 절대 자유 의지에 의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고 꼬집는다.
개발도상국들의 담배소송 지원을 위한 펀드를 마련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WPRO) 신영수 사무처장 등도 동영상을 통해 심포지엄 개최를 반긴다.
세션에 앞서 대한예방의학회·한국역학회 담배소송 관련 특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성일 교수는 '담배와 폐암 소송 관련 특별위원회 의견서'가 나오게 된 경위와 주요 내용, 향후과제에 대한 특별 보고를 할 예정이다.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은 "이번 국제심포지엄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를 위해 전문가단체들과 한 뜻으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심포지엄을 통해 공단의 담배소송이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할 뿐 아니라 세계가 관심을 가지는 소송으로 변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