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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경북신문

[오늘의 窓]이란 핵협상 타결, 북한만 남았다..
사회

[오늘의 窓]이란 핵협상 타결, 북한만 남았다

운영자 기자 입력 2015/07/19 15:55 수정 2015.07.19 15:55

 이란 핵협상이 마라톤 협상 끝에 13년 만에 타결됐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협상을 벌여온 이란과 주요 6개국은 이란이 군사시설과 핵 개발이 의심되는 모든 시설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건 없는 사찰을 수용하고 사찰 결과 핵무기 개발 조짐이 없다고 판명되면 내년 초쯤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는 것이 골자다.
막판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던 유엔의 재래식 무기 금수조치는 5년, 탄도미사일 제재는 8년 간 더 유지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 최종 합의에 따라 이란은 평화적 목적의 원자력 개발은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란과 주요 6개국은 지난 4월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이후 군 시설 사찰 문제 등 일부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최종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진통을 겪었다.
이란 핵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수도 테헤란 등 이란 곳곳에서 수천 명의 시민들의 거리로 몰려나와 환호성을 질렀다. 서방의 경제 제재로 치솟는 물가와 일자리 부족으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었던 이란 국민은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란 핵협상 타결은 이란이 대결 국면보다는 경제를 선택한 것을 의미한다. 이란은 원유 매장량 세계 3위, 천연가스 매장량도 세계 2위인 자원 부국이지만 유엔과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전방위 제재로 석유를 수출할 수 있는 길이 막혔다.
핵협상 타결의 주역은 2013년 8월 중도 실용주의를 내걸고 집권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집권 이후 보수파가 장악한 의회와 군부의 반발을 잠재우고 서방과 핵협상에 나서기로 결단을 내렸다.
핵협상에 부정적인 의회와 군부가 로하니 정부를 끊임없이 흔들자 지난 1월 핵협상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까지 거론하며 굴복하지 않았다. 결국 핵협상이 타결되면서 로하니는 핵협상팀 대표를 맡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과 함께 이란의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북한과 미사일 및 핵 기술을 교류한 것으로 의심받아온 이란이 핵 포기를 결정하면서 이제 핵 개발로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는 국가는 북한만 남았다. 미국은 북한과 북핵 동결을 대가로 대북 지원을 하는 1994년 제네바 협정을 이끌어냈지만 북한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가동으로 사실상 합의를 파기했으며 이후에도 약속과 합의를 지키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불신의 대상이 됐다.
이란은 핵협상 타결로 경제 제재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보였지만 북한은 핵개발과 경제개발이라는 이른바 '병진노선'을 고집하며 비핵화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부로서는 북한이 실속 없는 망상에서 벗어나 비핵화의 길로 나설 수 있도록 유연한 대북 정책과 더불어 주변국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이란 핵협상 타결로 비핵산 체제의 동력을 확보한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와 북한이 핵이 포기하도록 대화의 장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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